[네덜란드-아르헨티나] 사상 첫 4강 0-0, 아르헨티나의 승부차기 본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10 07: 57

역시 전통적인 승부차기 강국다웠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승부차기를 소화한 팀으로 기록된 아르헨티나가 네덜란드의 기세를 잠재우고 결승 티켓을 손에 쥐었다.
아르헨티나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고 1990년 이후 첫 월드컵 결승 무대에 올랐다. 이제 아르헨티나는 14일 독일과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네덜란드의 강한 저항에 막혀 그렇게 좋은 경기를 하지는 못했던 아르헨티나였다. 부상을 당한 앙헬 디 마리아, 그리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세르히오 아게로의 모습이 도드라지는 한 판이었다. 리오넬 메시가 분전했지만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네덜란드의 압박에 밀려 밀려 내려오는 상황까지 있었다.

연장전에 돌입한 아르헨티나는 몇몇 좋은 기회를 잡았으나 결정력 부족으로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야 했다. 월드컵 역사상 4강전에서 0-0 승부가 나기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에 자신감이 있는 강국 중 하나다. 통산 네 번의 승부차기에서 3승1패를 거뒀다. 이는 아르헨티나에 딱 한 번의 승부차기 패배(2006년 독일 월드컵 8강전)를 안긴 독일(4전 전승)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이다.
승부차기는 골키퍼가 얼마나 잘 막느냐의 싸움이라기보다는 키커가 얼마나 잘 차느냐의 싸움이다. 아르헨티나는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메시, 가라이, 아게로, 로드리게스가 차분하게 모든 킥을 성공시켰다. 여기에 두 차례의 킥을 막아낸 로메로 골키퍼의 선방도 빛이 났다. 반면 8강에서 코스타리카를 승부차기로 꺾고 올라온 네덜란드는 아르헨티나만이 가지고 있었던 2경기 연속 승부차기 승리의 대기록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1990년 월드컵 결승행까지의 과정과 흡사하다는 것도 흥미롭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8강과 4강에서 모두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고이코체아 골키퍼의 영웅적인 활약이 빛났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4강전 승부차기는 지금도 회자되는 명승부로 남아있다. 이제 아르헨티나는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자신들을 모두 4강 문턱에서 좌절시켰던 독일에 복수혈전을 기다리고 있다. 1990년 월드컵 준우승의 한을 풀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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