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지략을 바탕으로 팀이 가진 능력을 모두 끌어올린 루이 반 할 네덜란드 감독이었지만 결국 결승행에는 실패했다. 패배의 아쉬움을 삼킨 반 할 감독은 상대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의 승부차기 방어 능력을 칭찬했다.
네덜란드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8강전에서 코스타리카를 승부차기로 꺾고 올라온 네덜란드였지만 월드컵 역사상 딱 한 번밖에 없는 두 경기 연속 승부차기 승리는 역시 쉽지 않았다.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블라르의 실축부터 모든 것이 꼬였다.
양팀 모두 결승 문턱에서 신중한 경기를 펼쳤다. 쉽게 앞으로 나오지 않았다. 대신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아르연 로벤(네덜란드)이라는 양팀의 공격 핵심들을 철저하게 봉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결국 90분 내내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연장전에서는 몇몇 기회가 결정력 부족으로 날아가는 일도 있었다. 월드컵 역사상 4강전에서 0-0 스코어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돌입한 승부차기에서는 전통적인 승부차기 강국인 아르헨티나가 웃었다. 로메로 골키퍼의 선방이 결정적이었다. 첫 키커인 블라르의 승부차기를 막아내면서 분위기가 완벽하게 아르헨티나 쪽으로 흘렀다. 이날의 영웅이었다.
반 할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아르헨티나에 지지 않았다”라며 잘 싸운 선수들에게 자부심을 주문했다. 그러나 반 할 감독은 “승부차기는 항상 운과 관련된 문제다”라면서 아쉬움을 숨기지는 못했다.
이어 반 할 감독은 “로메로는 페널티킥을 어떻게 막아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골키퍼다”라면서 로메로를 간접적으로 칭찬했다. 로메로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네덜란드 리그의 AZ알크마르에서 뛰었고 반 할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기억이 있다. 아쉽게 탈락한 네덜란드는 이제 13일 브라질과 3.4위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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