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지만, 막상 실제로 일어나니 놀랍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가 수요일 심야 예능 전쟁에서 단숨에 승기를 잡으며 수요 예능 판도를 뒤집었다.
집단토크쇼, 또 막말 캐릭터 이경규와 김구라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던 이번 정면승부의 제1라운드에서는 '풀하우스'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6.3%를 기록하면서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5.3%)를 1.0% 포인트 격차로 따돌렸다.
그간 '라디오스타'는 시청률 하락세를 타면서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풀하우스'와의 맞대결 또한 위태로웠던 것이 사실이다. '라디오스타'는 '자다가 날벼락 특집', '어른들은 몰라요 특집', '털털한 남자들 특집'에 이어 '해양 생물 닮은꼴 특집'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연이어 전파를 타고 있지만, 기획력에 비해 결과물이 썩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이런 가운데 수요 예능 전쟁에 뛰어든 '풀하우스'는 이경규와 이정민 아나운서를 필두로 가족간의 갈등에 대해 털어놓고 전문가의 조언과 패널들의 토론 등을 풀어놓으면서 여유롭게 왕좌에 앉았다. 지난 2월 최고 시청률 10.2%를 기록했던 이 프로그램은 최근 6%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 기존 방송시간대인 금요일 밤 9시대 경쟁자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과 SBS 시사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수요일 밤 예능프로그램 사이에서 제대로 된 경쟁을 시작하자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9일 시간대가 변경돼 첫 방송된 '풀하우스'에서 이경규는 "살벌한 시간대다. 살아남아야 한다"고 본격적인 경쟁을 알린 바 있다. 이같은 이경규의 각오대로 '풀하우스'는 파이가 작은 수요일 심야 시간대의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일단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양새다. 육아 특집으로 포문을 연 '풀하우스'가 예능프로그램 사이에서 제대로 된 대결을 진행하며 계속해서 수요 심야 예능 1위로 당당히 어깨를 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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