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이 부진한 가운데 팀을 살려보려 애를 썼지만 돌아온 것은 준결승 탈락이었다. 네덜란드의 에이스 아르연 로벤(30, 바이에른 뮌헨)이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팀을 두둔했다.
네덜란드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8강전에서 코스타리카를 승부차기로 꺾고 올라온 네덜란드라 기대가 걸렸지만 전통적인 승부차기 강국이었던 아르헨티나를 꺾기는 쉽지 않았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의 꿈이 날아갔다.
경기 전은 온통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로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만큼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고 상대도 두 선수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로벤도 고전했다. 전반에는 볼 터치를 6번 밖에 하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후반전부터 힘을 낸 로벤은 후반 종료 직전 결정적인 기회를 잡는 등 분전했다. 어느새 따라 붙은 마스체라노의 태클이 없었다면 경기는 로벤의 발에서 결정될 수도 있었다.

승부차기에서도 동료들이 흔들리는 가운데 두 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킥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승리는 찾아오지 않았고 로벤의 분전도 물거품이 됐다. 로벤은 경기 후 독일 와의 인터뷰에서 “더 좋은 성과를 얻을 만한 자격이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이뤄낸 성과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라면서 “우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로벤은 “(패배로 인해) 누군가는 비난을 받아야겠지만 나는 우리 팀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모든 경기에서 이겼으며 단지 이번 한 경기에서 졌을 뿐이다”라면서 “모든 것이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며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3.4위전으로 떨어진 것은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과 같은 기분”이라며 일말의 아쉬움은 숨기지 못했다.
skullboy@osen.co.kr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