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의 액션, '신의 한 수'가 아니면 안됐던 이유[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7.10 10: 39

또 액션이다. 지난해, 영화 '감시자들'에서 작전 설계자 제임스로 날렵한 액션을 선보인 바 있는 배우 정우성은 1년 만에 또다시 액션 영화를 들고 돌아왔다. 그런데 뭔가가 다르다. '감시자들'의 그것보다 더 농익었고 더 거칠어졌다. 복수를 꿈꾸는 바둑기사 태석의 이야기를 다룬 '신의 한 수'에서 정우성은 '감시자들'과는 다른, 조금은 거친 액션을 선보인다. 그래서 그는 장르의 중복에도 '신의 한 수'를 선택했나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우성 본인이 스스로 한 표현에 의하면 '구태의연한' 액션 영화같지 않은, 바둑이라는 소재를 접목했다는 것이 정우성이 '신의 한 수'를 선택하게끔 만들었다. '비트' 이후 수컷 냄새 나는 액션과 신선한 소재를 원했던 그의 갈망이 커질 즈음, '신의 한 수'가 나타났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에 공백 있었던 터라 빨리 한국 영화를 해서 관객분들한테 보여드리고 싶은 욕구는 있었지만 그 조바심 때문에 함부로 작품을 선택할 순 없었어요. 액션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구태의연한 스토리 전개로 재생산 되는 액션 영화들이 많았어서 내가 오랜만에 액션을 하면 뭔가 새로운 게 있어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그런데 '신의 한 수'가 내기 바둑이라는 스토리를 액션과 엮을 수 있는 게 있었기 때문에 선택을 하게 됐어요."

바둑이라는 소재는 영화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신선함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둑을 둘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정우성도 이러한 점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신의 한 수'를 선택했다. 왜? '신의 한 수'는 바둑을 모르는 자신도 시나리오가 술술 읽혔기 때문.
 
"바둑을 모르는데도 재밌었어요. 내기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지만 바둑을 모르는 일반 관객들에게도 액션 영화로 전달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죠. 그리고 시나리오를 보면서 뒷장이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게 이 시나리오의 매력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바둑을 아는 사람들은 잠깐 비춰지는 수들을 보면서 수가 장난이 아니네 생각을 하는 재미가 있겠다 싶었고요."
'비트'에서 전설의 17대 1의 싸움 장면을 만들어낸 정우성이지만 이는 약 17년 전의 일. 40대가 넘은 그에겐 '비트'처럼 몸과 몸이 부딪히는 액션이 힘들 법도 할 것 같아 물으니 환갑도 아닌데 거뜬하다며 씨익 웃어보인 정우성이었다. 오히려 지금이 더 힘이 좋단다.
"제가 환갑은 아니잖아요(웃음)? 오히려 지금이 제일 힘이 좋은 것 같아요. 힘의 안배를 할 줄 아니까요. 같은 액션을 한다고 했을때 과거에는 계속 힘을 주고 했다면 지금은 힘의 안배를 할 줄 아니까 몸의 피로도가 덜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나온 결과물은 연일 반응이 좋다. 극장가를 집어삼킬것만 같았던 영화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를 제압하고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고 올해 개봉작 중 최단 기간 100만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소감을 밝힌 그는 노림수로 들어갔던 액션 장면들에 대한 호평에 기뻐했다. 무엇보다 '딱밤' 액션 장면이 반응이 좋아 의외라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액션 장면들은 노림수였기 때문에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아요. 의외의 반응이었던건 딱밤이었어요(웃음). 그리고 냉동창고 장면 같은 경우엔 대중은 표면적 비주얼에 초점을 맞추니까 개봉 하기전에 클립으로 회자가 돼 '그렇구나,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죠. 복수 진행형의 액션 챕터들이 다 기능을 잘 한 것 같아요. 냉동창고도, 복수장면도 두루두루 노림수가 잘 먹힌 것 같은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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