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스타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가 큰 사랑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스타캐스팅이 중요시됐단 의미다. 이젠 옛말이 됐다. 스타 모시기에 연연하기 보다는 신선한 얼굴과 포맷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2014 예능프로그램 흥행공식을 살펴봤다.
◇ 스타 중심 탈피
최근 예능프로그램은 특정 인물에 집중하기보다 인물 간의 조화를 중시 여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케미’(어울림).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송지효와 개리는 ‘월요커플’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떠오르는 남남(男男)커플로는 MBC ‘일밤-아빠!어디가?’의 안정환과 김성주,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의 조세호와 찬열 등이 있다.

오히려 특정 스타를 내세운 프로그램은 포화를 맞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SBS ‘매직아이’다. ‘매직아이’는 이젠 유부녀가 된 이효리가 메인MC를 맡은 토크쇼다. 문소리 홍진경 등 내로라하는 입담의 여성 MC들이 함께 하는데,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지난 8일 첫 방송 시청률은 3.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프로그램의 재미에 비해 아쉬운 성적이다. 프로그램 자체 보다는 이효리의 사생활이나 발언들에 관심이 쏠린 것이 이유 중 하나다.
◇ 신선한 일반인 출연자
사연의 주인공인 일반인 출연자가 직접 출연하는 KBS 2TV ‘안녕하세요’는 일반인 출연자들이 얼마나 뛰어난 예능감을 가졌는지 새삼 일깨워준 프로그램이다. 최근 호평 받고 있는 MBC ‘별바라기’는 강호동이 진행을 맡되, 스타의 팬들이 웃음이 책임진다. 내달 8일 정규프로그램으로는 첫 방송되는 KBS 2TV ‘나는 남자다’ 또한 일반인 출연자들의 활약이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7일 첫 방송부터 큰 주목을 받은 JTBC ‘비정상회담’도 일반인 출연자의 상당한 입담을 과시한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출연자들은 저 마다 다른 개성을 자랑한다. 미국에서 온 타일러 라쉬는 사자성어를 척척 외워 MC전현무를 압도하는가 하면, 외국인은 개방적이란 선입견을 고스란히 깨준 터기의 에네스 카야는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서로 다른 주장으로 티격태격하다가도 “술, 술이 들어간다”는 유세윤의 구호를 함께 연호하며 한국의 음주문화에 동화(?)된 모습으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 아이디어의 승리
지난해 성공을 거둔 예능프로그램의 특징은 특화된 포맷을 보여줬다는 것. MBC ‘일밤-아빠!어디가?’와 ‘나 혼자 산다’ 등은 관찰예능이란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였다. 독한 멘트와 인위적인 설정을 거둬내고 편안함을 선사했다는 것이 흥행 요인이다. 특히 ‘아빠!어디가?’는 육아 예능 열풍을 주도하면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마이베이비’ 등 유사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도 했다.
혹은 독특한 소재로 화제를 모이기도 했다. 유쾌한 ‘19금’ 토크로 사랑받은 JTBC ‘마녀사냥’, 황혼에 떠나는 해외여행 tvN ‘꽃보다 할배’ 등이 그러하다. 각국 세계 청년들이 모여 각기 다른 그들의 사회 정치 문화에 대해 토론하는 ‘비정상회담’ 또한 신변잡기를 다루는 외국인 토크쇼에서 진화된 형태다. 이처럼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예능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화제성에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을 앞서기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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