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승부차기 패인, 반 페르시의 교체 때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10 17: 41

루이 반 할 네덜란드 감독이 승부차기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가장 중요한 ‘1번 키커’가 없었다. 중도 교체된 로빈 판 페르시(31)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네덜란드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서로 신중한 경기 속에 120분을 0-0으로 마쳐 월드컵 역사상 첫 4강전 무득점 경기의 주인공이 된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희비는 결국 ‘잔인한’ 승부차기에서 갈리고 말았다.
전통적으로 승부차기에서 약했던 네덜란드였지만 기대가 걸렸다. 8강전에서 코스타리카를 승부차기로 누르고 올라온 좋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승부차기를 위해 교체로 투입된 팀 크룰 골키퍼의 선방도 있었지만 키커들이 모두 침착하게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론 블라르가 실축했고 베테랑인 웨슬리 스네이더까지 고개를 떨구며 결국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에 왜 블라르가 첫 번째 키커로 나섰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분분했다. 블라르는 이날 네덜란드의 수비진을 이끌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당초 ‘승부차기 순번’에 유력하게 낄 만한 선수는 아니었다. 실제 블라르는 지난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지 않았다. 이런 선수를 가장 중요한 1번 키커로 기용한 반 할 감독의 선택이 논란이 된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반 할 감독의 설명을 들어보면 수긍되는 부분이 있다. 역시 블라르는 당초 네덜란드가 생각한 1번 키커가 아니었다. 그러나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서 1번 키커로 나섰던 반 페르시가 없었다. 몸이 무거운 듯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반 페르시는 이날 연장 들어 교체됐고 네덜란드는 반 페르시를 대신할 새로운 1번 키커를 급히 구해야 했다. 그러나 반 할 감독의 의하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두 명’의 선수가 1번으로 나서기를 고사했다. 부담감 때문이었다.
결국 가장 큰 자신감을 보여준 블라르가 먼저 나섰다. 승부차기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담대하게 차 넣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는 최악의 선택이 됐다. 반 할 감독은 그 후 순서를 코스타리카전과 동일하게 짰다. 로벤이 2번, 스네이더가 3번, 그리고 카이트가 4번이었다. 5번은 훈텔라르의 대기가 유력했다. 그러나 블라르와 스네이더가 실축하는 바람에 아껴뒀던 훈텔라르 카드는 써보지도 못했다.
한편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블라르는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긴장한 것은 아니었다. 매우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을 골문 안으로 넣지 못했다”라면서 “믿을 수 없는 결과고 쓰라린 결과다. 하지만 이것이 스포츠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에 따르면 야스퍼 실리센 골키퍼는 리그에서 8번, 챔피언스리그에서 3번의 페널티킥 상황과 마주했으나 한 번도 막아내지 못했고 월드컵에서도 승부차기를 포함해 6번의 기회에서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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