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무리 임창용(38)이 또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점점 마무리로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임창용은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에서 9회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대거 4실점하며 무너졌다. ⅓이닝 4피안타 1피홈런 4실점. 시즌 6번째 블론세이브로 리그 최다를 이어갔다. 5연승을 눈앞에 뒀던 삼성은 9회 마지막 이닝에서 고비를 못 넘기며 연승이 멈췄다. 임창용의 불안감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뼈아프다.
8회까지는 의심의 여지 없는 삼성 분위기. 타선이 2점밖에 얻지 못했지만, 선발 윤성환의 7이닝 무실점 역투에 이어 8회 박근홍과 안지만이 실점없이 막아내며 필승 공식을 가동했다. 롯데 타선이 경기 내내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었기에 무난하게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다.

그러나 9회 올라온 임창용이 시작부터 흔들렸다.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것이다. 이어 강민호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았지만 2루 도루를 허용하며 득점권 위기가 이어졌다. 이어 신본기를 3루 내야 안타로 내보내며 1·3루 위기가 이어졌고, 결국 정훈에게 좌측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맞고 한 점차로 몰렸다. 모두 직구를 통타당했다.
김태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템포를 끊어갔지만 한 번 불붙은 롯데 타선을 잠재울 수 없었다. 임창용은 계속된 1사 1·2루 전준우와 승부에서 4구째 128km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몰리는 바람에 비거리 120m 좌월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시즌 두 번째 피홈런. 승부가 순식간에 뒤집어졌고, 임창용은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삼성도 2-5로 역전패했다.
이날까지 임창용의 시즌 성적은 28경기 4승2패17세이브이지만 평균자책점은 무려 5.40까지 치솟아 마무리로는 낙제점이다. 특히 6월 이후 11경기에서 5세이브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무려 11.17로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나날이 안 좋아지고 있어 마무리 교체론이 힘을 얻고 있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
경기 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역전패해서 아쉽고 내일부터 다시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삼성은 11일 대구 SK전에 릭 밴덴헐크를 선발로 내세워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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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