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다투는 이승현(22, 고려대 4학년)과 김준일(22, 연세대 4학년)이 맞붙었다. 승자는 이승현이었다.
고려대는 10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KCC와 함께하는 2014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연세대를 87-8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고려대는 올해 한국에서 첫 창설된 국제대회서 초대 챔피언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이승현은 용산중 시절부터 동급최강을 자랑하며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단 한 번도 클래스 랭킹 1위를 놓쳐본 적이 없다. 용산고 시절에는 경복고의 장재석(23, 오리온스), 김민욱(24, 전 KGC), 주지훈(22, 연세대 4학년) 등 2미터가 넘는 장대들을 혼자 상대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라이벌이 없던 이승현을 견제하기 시작한 선수는 김준일이었다. 휘문고 3학년 때부터 두각을 보인 김준일은 대기만성형 선수다. 그는 연세대 4학년이 되면서 어느덧 이승현과 견줄 수 있는 경기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수비형 선수였던 김준일은 최근 공격력까지 만개했다.
김준일은 BYU와의 준결승전에서 33점, 14리바운드를 폭발시키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고려대를 잡았던 BYU를 꺾으면서 이승현과 간접비교가 됐다. 정재근 감독은 “요즘 (김)준일이가 공격에 물이 올랐다. 자꾸 공을 달라고 한다. 림이 커 보일 것”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준일과 맞대결에서 이승현은 자신의 가치를 십분 발휘했다. 이승현은 고려대가 크게 뒤졌던 4쿼터에만 14점을 폭발시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그는 연장전에서도 침착하게 자유투 4구를 모두 넣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승현은 33점, 12리바운드를 올렸다. 반면 김준일은 4쿼터 막판 5반칙 퇴장당하며 8점, 11리바운드로 밀렸다.
경기 후 이승현은 프로농구 1순위감이라는 칭찬에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아직 드래프트는 시작도 안 했다. 경쟁할 선수가 많다. 아직 내가 1순위라고 장담은 못한다. 더 열심히 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자신을 채찍질 했다.
프로농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올해 프로농구 드래프트 전체 1,2순위는 이승현과 김준일로 사실상 굳어진 분위기다. ‘국가대표’라는 프리미엄까지 등에 업은 이승현은 이제 자신의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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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좌), 김준일(우) / 잠실학생체=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