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이승기가 극 중 비극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그는 그 곳에서 시청자를 들었다놨다하는 열연을 보여주는 중이다.
이승기는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어머니 죽음의 진실 앞에서 좌절하고 아파하고 또 눈물을 흘리는 은대구가 됐다.
어린시절 어머니의 죽음 이후 오로지 그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살아온 대구는 드디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범인의 윤곽은 잡혔으며 이제 이를 어떻게 복수할지가 대구에게 과제로 남았다.

그러나 그 진실에 다가서는 과정은 너무나도 비극적이었다.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게됐으나, 이는 오히려 그의 마음에 상처를 안겨줬고, 그동안 자신을 돌봐준 은인이었던 강 서장(서이숙 분)은 사실 어머니 죽음에 일조한 공범이었다.
이처럼 몰아치는 비극 속에서 이승기는 상황에 휩쓸려 상처와 혼란 사이에 선 은대구를 표현해냈다. 어머니를 죽인 장본인 유애연() 을 취조할 때는 냉철한 경찰에서 결국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한 어머니의 아들로, 친아버지를 마주해서는 선택하지 않은 시련 속에 버려진 초라한 존재로, 연인 어수선(고아라 분)과의 '투샷'에서는 달달한 케미를 발산하는 남자로 변신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이승기의 열연이 눈길을 끈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강 서장의 정체를 알게됐을 때 그리고 강 서장의 죽음과 직면했을 때다. 극 중 대구의 인생을 뒤흔들만한 큰 사건이 연이어 벌어졌고, 이를 연기하는 이승기는 상황에 적절한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의 몰입을 도왔다.
먼저 강 서장의 정체를 알게되는 장면에서는 혼란에 빠진 대구를 흔들리는 눈빛으로 표현했다. 너무나 허무하게 드러나버린 진실 앞에서 대구는 오히려 화를 내거나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는 마치 이 모든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의외로 침착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이르러 결국 모든 것을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히며 너무나도 혼란스런 대구의 감정을 담아냈다.
또한 방송 말미 갑작스런 강 서장의 죽음 앞에서 이승기는 넘쳐 흐르는 대구의 감정을 오열로 그렸다. 사실 그의 어머니를 죽게 하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범인의 공범이었지만, 오랜 세월동안 부모처럼 자신을 후원해준 강 서장을 향한 대구의 어쩔 수 없는 마음이었다. 이승기는 절제하기보다는 터뜨리며 이날 방송의 마지막 장면을 그려냈다.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이제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 이승기가 끝까지 드라마를 빛나게 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너포위'는 압도적인 비주얼의 경찰 4인방이 강남경찰서 강력반에 입성, 태어나 단 한 번도 형사를 꿈꿔본 적 없는 P4와 이들을 도맡게 된 레전드 수사관의 좌충우돌 청춘 성장 로맨스 수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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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포위됐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