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4)가 후배들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며 호언장담했다. 독일이 준결승에서 너무 잘한 게 화근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르헨티나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한 번도 결승을 경험하지 못했던 아르헨티나는 개최국 브라질을 대신해 남미의 자존심을 걸고 오는 14일 독일과 결승전을 갖는다.
1986년 멕시코 대회 우승 이후 아직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없는 아르헨티나는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독일은 아르헨티나에 하루 앞서 개최국 브라질을 7-1로 격파하는 월드컵 역사를 쓰며 결승에 선착했다. 토너먼트 휴식일 일정이 가장 불리한 팀 중 하나였던 독일이지만 이번 경기는 오히려 아르헨티나보다 하루를 더 쉰 여유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독일은 최근 두 차례의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모두 잡았다. 2006년 독일 대회 8강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승부차기 무패 전적에 상처를 냈고 2010년 남아공 대회 때는 4-0의 완승을 거두고 아르헨티나를 다시 8강에서 울렸다. 서독 시절이었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것까지 포함하면 최근 3차례 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그러나 마라도나는 오히려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자신했다. 마라도나는 11일 와의 인터뷰에서 “독일과의 경기는 ‘미션 임파서블’이 아니다. 이길 수 없는 팀도 아니다”라면서 “브라질을 상대로 거둔 7-1의 승리는 독일의 자만심을 키울 것이다. 그들의 지나친 자만심은 아르헨티나에 좋은 요소다”라고 전망하며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자신했다.
마라도나는 독일과 좋은 기억, 그리고 좋지 않은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다. 1986년 멕시코 대회 우승 당시 결승전 상대가 서독이었다. 그러나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서독에 결승전에서 졌다. 그리고 감독으로 맞이한 2010년 남아공 대회 때는 독일의 기동력과 전광석화같은 역습에 4골을 허용하고 완전히 주저앉았다. 마라도나는 대회 후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나야 했다. 후배들이 마라도나의 지난 대회 한을 풀며 28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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