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마라도나, “메시 지쳤다…마스체라노는 최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11 06: 26

아르헨티나가 24년 만에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은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54)는 에이스 리오넬 메시(27, 바르셀로나)의 컨디션에 다소간 우려를 표시했다. 약간은 지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아르헨티나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120분 동안 답답한 양상을 이어가며 월드컵 4강 역사상 첫 무득점 경기의 불명예(?)를 만들었지만 승부차기 강국답게 침착한 모습으로 네덜란드의 마지막 희망을 잠재웠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14일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첫 월드컵 우승을 노린다.
토너먼트에서는 좋은 경기력보다는 무조건 승리를 따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1990년 아르헨티나가 비교적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에도 결승까지 갈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힘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메시의 몸놀림이 그렇게 인상적이지 못했다는 것은 부담으로 남았다. 메시는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사실상 혼자의 힘으로 팀을 4강까지 이끌었다. 세계 최고 선수다운 면모였다. 다만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는 상대의 수비에 다소간 고전했다는 것이 아르헨티나의 시선이다.

아르헨티나는 세르히오 아게로, 곤살로 이과인, 앙헬 디 마리아 등 다른 공격수들이 부상을 안고 있거나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메시의 활약 여부는 아르헨티나의 모든 것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홀로 경기를 이끌어가야 하는 가혹한 환경이기는 하지만 모든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시선이 메시를 향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메시로서도 ‘대관식’을 위해 반드시 이겨내야 할 역경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전임자’격인 마라도나는 11일 와의 인터뷰에서 “메시는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그의 능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가 기대했던 수준이 아니었다”라면서 “내 생각에는 그가 다소 지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조별리그부터 팀의 공격을 이끄느라 체력 소비가 심했던 메시였기에 당연히 생길 수 있는 문제다. 역시 홀로 팀 공격을 이끌다시피한 경험이 있는 마라도나도 이를 우려한 것이다.
다만 마라도나는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팀의 살림꾼 몫은 물론 영웅적인 활약을 선보인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0, 바르셀로나)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라도나는 “네덜란드전은 사실상 마스체라노와 나머지 10명으로 싸운 경기였다. 그는 그라운드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 같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정교한 패싱과 기동력으로 무장한 독일의 허리와 대등한 싸움을 하려면 마스체라노의 활약이 다시금 필요한 아르헨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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