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해투3’ 비바 청춘! 추억팔이를 한다면 이들처럼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07.11 07: 03

23년 만이다. 개그개의 황금 기수 KBS 공채 7기 개그맨이 한 자리에 모여 추억을 공유했다. 과거로 돌아간 시끌벅적 유쾌한 추억팔이, 동기와의 뭉클한 만남은 훈훈함을 선사하며 한 여름 밤 시청자들의 감성을 충만하게 만들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는 전설의 KBS 7기 개그맨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 자리에 초대된 박수홍, 남희석, 최승경, 김수용은 국민 MC로 성장한 유재석과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청춘 시절을 회고하며 웃음과 여운을 남겼다.
이날 유재석은 여느 때와 달리 상기된 표정으로 게스트를 맞았다. 게스트가 다름 아닌 자신의 동기들이기 때문. 이에 MBC 공채 개그맨 출신인 박명수는 시작부터 “오늘 유재석 많이 털리겠다”고 시기어린 반응을 여과 없이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선견지명이었다. 박수홍, 남희석, 최승경, 김수용은 과거 유재석과 무도회장을 다녔던 경험을 공개하며 “형들이랑 놀러 가면 웃긴 말만 해댔지만 사실 나는 킹카였어”라고 노래하던 유재석의 말이 사실이 아님을 증언했다.
특히 박수홍은 “재석이는 스테이지에서 인기가 없었다. 재석이는 말이 없으면 자기 빛을 못봤다. 재석이 때문에 일부러 룸을 잡았다. 그때부터 재석이가 사회를 봤다. 그러나 실속이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최승경은 주변을 개의치 않고 춤을 춘 유재석 때문에 운동부와 시비가 붙은 적이 있음을 덧붙여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나 당시 유재석의 가장 큰 문제는 방송 울렁증. 동기들과 뉴키즈 온 더 블록의 ‘step by step’ 무대를 준비한 유재석은 댄스 실력을 인정받아 단독 무대까지 확보했지만, 정작 방송에서는 홀로 안무를 틀려 좌절했다고 고백했다.
이런 유재석을 일으켜 세운 건 8할이 동기들이었다. 유재석은 극심한 방송 울렁증에 개그맨을 그만두려고 했지만, 자신을 예뻐해 준 형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수 투성이었던 유재석의 과거 영상에 ‘해피투게더’ MC들은 “세상에 안 되는 일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박명수는 “네 덕분에 내가 있는데. 너 포기했으면 어쩔 뻔 했어. 고마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하면 이날 박수홍과 최승경은 23년간 쌓였던 해묵은 오해를 풀었다. 김수용은 자신과 임재범의 싸움 비화를 폭로한 박수홍으로 인해 치기 어렸던 과거를 반성했고, 남희석은 인기가 역전된 유재석의 행보를 응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날 방송의 백미는 박병득, 엄정필의 깜짝 등장이었다. 두 사람의 깜짝 출연에 유재석, 박수홍, 남희석, 최승경, 김수용은 두 사람을 꼭 껴안으며 해후의 정을 나눴다. 눈가가 촉촉해진 이들의 모습에 박미선은 연신 눈물을 닦았다.
데뷔 1년 만에 개그맨을 그만두고 목사님이 된 박병득. 그는 “어릴 적부터 연기자와 목회자가 꿈이었는데 첫 번째 꿈을 이룬 후 두 번째 꿈이 더욱 커졌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엄정필은 “결혼 후 남편 내조를 하느라 주부 역할에 올인 했다. 오늘은 동창회 가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방송국에 왔다”고 말해 모두를 미소 짓게 했다.
‘비바 청춘’ ‘쟈니윤 쇼’ 등에 출연한 이들의 모습은 분명 흑역사였다. 하지만 지금을 있게 한 청춘의 한 페이지기도 했다. 한 여름 밤 감성과 잘 어우러진 토크와 찡한 만남은 기존의 ‘해투3’와 또다른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minhee@osen.co.kr
'해피투게더3'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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