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석천, 개그맨 유세윤이 자신을 바라보는 팬 앞에서 경계심을 벗고, 무장을 해제한 듯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별바라기'는 '나는 남자 팬이다' 특집으로 진행, 유세윤 류현경 홍석천과 그들의 팬들이 스튜디오에 함께 출연해 다양한 사연을 풀어놓으며 입담을 뽐냈다.
현재는 대한민국의 '톱게이'로 거듭난 홍석천은, 과거 자신의 커밍아웃으로 감내해야 했던 과거의 고통을 토로했다. 홍석천은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코믹연기를 좋아해줬던 분들이 (커밍아웃 후에) 다 떠났다. 한 번은 사람이 너무 그리워서 동대문 시장에 갔는데 고등학생 친구들이 7~8명 모여 있더라. 느낌이 안 좋았다. 심한 욕을 해서 집으로 돌아간 적도 있었다. 굉장히 사람 만나는 게 무서웠고 일부러 거리를 두는 경우가 꽤 많았다"고 고백했다.

큰 이슈를 낳았던 유세윤의 음주운전 자수사건도 자연스레 다뤄졌다. 유세윤의 팬은 "방송의 일부 콘셉트라고 착각했다. 그 다음에 방송을 그만둔다는 기사가 쏟아져서 (그때서야) 진짜인 줄 알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유세윤의 힘든 모습이 방송을 통해 은연중에 드러나 이를 예견했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팬의 발언에 유세윤도 직접 입을 열었다. 유세윤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순 없는 세상이지만, 하고 싶은 걸 하려고 사는 세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았다. 근데 왜 하기 힘든 일들이 더 많을까? 그런 고민들(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하고 싶은 일도 있었는데 그 때의 정신상태가 하고 싶은 일까지도 하기 싫은 일로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그런 과부하가 최악의 주사를 낳았던 것 같다"며 "요즘에는 시간적 여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사는 게 참 재미있구나 생각하며 살고 있다"고 현재의 심경을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홍석천과 유세윤의 고백이 단순 TV 토크쇼에 등장해 흔한 눈물의 고백으로 포장되지 않은 것은, 바로 그들 앞에 오래도록 자신들을 아끼고 응원해준 진짜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듯 '별바라기'는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진짜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어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여타 넘쳐나는 떼 토크쇼와의 차별점을 긋고 있다.
다만, 메인 MC인 강호동과 매회 게스트와 팬들을 제외한 보조 MC들이 다소 진행과는 무관한 존재인 것처럼 느껴진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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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