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100% 전력’ 독일, 메시 질문에는 ‘초긴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11 06: 30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독일 대표팀이 리오넬 메시(27, 아르헨티나)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개인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팀 전체가 메시 봉쇄에 사력을 기울이겠다는 복안을 드러냈다.
브라질을 대파하고 2002년 한·일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오른 독일은 네덜란드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결승에 오른 아르헨티나와 오는 14일 월드컵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지난 두 번의 월드컵(2006, 2010)에서 모두 이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독일은 파죽지세의 분위기와 체력적 우위를 업고 네 번째 별에 따낸다는 각오다.
선수단 분위기는 냉정함이 흐르고 있다. 독일 선수단은 브라질전 7-1 대승에 대해 의미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요아힘 뢰브 감독은 “승리했지만 아직 이룬 것은 하나도 없다”며 결승전을 조준하고 있다. 팀 내 최고참인 미로슬라프 클로제 역시 “브라질전 승리로 선수단이 도취된 것은 사실이지만 24시간 안에 모든 것을 잊었다. 지금은 아르헨티나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팀 분위기를 자신했다.

가벼운 부상 증세로 4강전에서 전반 45분 만을 뛴 마츠 후멜스까지 팀 훈련에 합류한 독일은 11일 모든 인원이 공식 훈련을 마쳤다. 사실상 100%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시에 대해서는 긴장감을 드러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한 모든 팀들이 가졌던 그 고민에서 독일도 자유롭지 않은 모습이다.
11일 훈련 후 공식 기자회견에 뢰브 감독을 대신해 나선 한스-디터 플릭 수석코치는 “(아르헨티나와 라이벌 관계인) 브라질 국민들이 우리를 응원해주기를 바란다”라는 가벼운 농담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으나 아르헨티나와 메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어조가 바뀌었다. 플릭 코치는 “선수단 분위기는 좋다. 모든 선수들이 결승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아르헨티나는 매우 뛰어난 수비력을 가진 팀이다. 여기에 메시라는 걸출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공격도 방심할 수 없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팀을 떠날 플릭 코치는 “메시를 어떻게 막느냐는 팀 전체의 주요한 과제다. 네덜란드가 메시를 어떻게 막았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다만 우리도 메시와 상대한 경험이 많다. 우리도 확고한 계획이 있지만 구체적인 것은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독일은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와의 3경기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메시와 상대해야 할 선수 중 하나인 왼쪽 풀백 베네딕트 회베데스는 “메시는 환상적이고, 아주 예외적인 선수다. 우리는 그를 조를 이뤄 묶어야 한다. 내가 그것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고 미로슬라프 클로제 역시 “스스로의 힘으로 경기를 뒤바꿀 수 있는 환상적인 선수다”라며 존중과 경계심을 모두 드러냈다.
독일은 2010년 남아공 대회 당시 메시를 잘 막았던 경험이 있다. 당시 몸이 무거웠고 전술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던 메시는 독일 수비진을 상대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가장 근래인 지난 2012년 홈에서 열린 친선전에서는 1명이 퇴장으로 빠진 상황에서 메시를 자유롭게 놓아준 끝에 결승골을 얻어맞은 기억도 있다.
독일은 서독 시절이었던 1986년 멕시코 대회 당시 상대 에이스인 디에고 마라도나에게 2개의 어시스트를 헌납하며 2-3으로 아쉽게 졌다. 그러나 1990년 이탈리아 대회 결승 당시 '요격기'로 나선 구이도 부흐발트가 마라도나를 거칠게 몰아붙인 끝에 1-0으로 이겼던 기억이 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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