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핫코너가 흔들리고 있다. 3루수 조쉬 벨이 타격부진으로 팀을 떠나면서 스프링캠프서 세웠던 내야진 구상이 무너졌다. 김용의로 쉽게 대체할 수 있다고 봤지만, 연일 실책성 플레이가 나온다. 어쩌면 후반기 LG의 최대 과제는 ‘3루수 찾기’가 될지도 모른다.
LG는 지난 몇 년 동안 3루수 걱정이 없는 팀이었다. 2009시즌을 앞두고 정성훈을 FA로 영입했고, 이후 정성훈은 공수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정성훈은 지난해부터 부쩍 좁아진 수비범위로 고전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물론 벨이 타석에서 시즌 초반 활약을 이어갔다면, 지금의 3루 고민은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벨은 방출됐고, LG는 새로운 3루수를 찾아야만 한다.
LG 코칭스태프가 생각하는 3루수 1순위는 김용의다. 김용의는 지난 6월 26일 벨의 2군행과 동시에 꾸준히 핫코너를 맡고 있다. 유지현 수비코치는 1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용의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큰 걱정은 안 한다.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본다”며 김용의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덧붙여 유 코치는 “스프링캠프까지는 용의도 3루 수비 연습을 했다. 그러나 시즌 들어와서 3루보다는 2루를 많이 봤다. 2루수와 3루수는 완전히 다른 자리다. 실전 경험이 있어야 수비가 익숙해진다. 3루수로 꾸준히 실전 경험을 쌓다보면 자연스레 안정을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10일 두산전서 김용의는 1회부터 수비서 아쉬운 모습을 노출하더니 3회를 앞두고 백창수와 교체됐다. 1회초 허경민의 타구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며 안타를 허용했고, 2회초에는 김현수의 타구를 한 발 늦게 처리하다가 내야안타가 됐다. 1회말 LG가 먼저 2점을 뽑아 흐름을 가져가는 듯했으나, 2회초 두산이 선두타자 김현수의 출루를 시작으로 곧바로 2점을 올려 반격했다. 이후 난타전이 펼쳐졌고 LG는 추격 끝에 두산에 12-13으로 석패, 3연속 위닝시리즈에 실패하고 말았다.
일단 전력을 재정비할 시간은 있다. 11일부터 4일 휴식기, 그리고 올스타브레이크 기간에 변화를 꾀할 수 있다. 백창수가 주전으로 치고 올라갈 수도 있고, 좌타 김용의와 우타 백창수의 플래툰 시스템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이들 모두 수비뿐이 아닌 타격에서도 분발이 필요하다. 10일까지 김용의는 타율 2할3푼7리, 백창수는 타율 2할1푼1리를 기록 중이다. 둘 다 주루 센스가 있는 만큼, 더 많이 출루해야 한다.
한편 유지현 코치는 정성훈의 3루 복귀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유 코치는 “정성훈이 3루로 돌아올 일은 없다. 정성훈의 1루 전환은 정성훈과 팀 모두를 위한 결정이다. 정성훈에게 수비 부담을 덜게 해 정성훈이 지닌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게 맞다. 1루에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에서 다시 수비를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못 박았다.
결국 3루수 정성훈은 포수 박경수처럼 비상시에나 볼 수 있을 듯하다. 10일 경기 9회초, 야수진을 모두 가동한 LG는 정성훈을 3루수로 돌렸고, 정성훈은 3루서 가볍게 타구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