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한국형 비디오 판독 심판 책임 비중은 감소되지 않는다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4.07.11 08: 42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비디오 판독(홈런 여부)이 처음으로 실시된 것은 지난 2008년부터입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태그 플레이, 베이스 터치, 인정 2루타, 몸에 맞는 공, 팬 방해 등 다양한 부분까지 늘어난 것은 지난 해 11월 애리조나 가을 리그와 올해 시범경기에서 테스트한 다음 이루어졌습니다.
새로운 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뉴욕에 있는 메이저리그 사무국 본부 스튜디오에서 리플레이를 실시간 확인한 뒤 헤드셋을 통해서 각 구장의 심판에게 전달되는데 구단과 선수노조, 심판노조의 승인을 받아 올해 페넌트레이스 개막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실시한 결과 시즌 개막전부터 4월 30일까지 감독들의 챌린지 요청이 195회였습니다. 이중 판정 번복은 82회로 번복 비율이 42.1%나 됩니다.

미국은 뉴욕에 본부에 새로운 시설을 만들고 각 구장마다 12대의 전용카메라 별도 설치와 경기에 참여하는 심판 이외에 4명의 대기심이 비디오 판독에 참여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3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오심도 야구의 일부분’ 이라며 넘어가던 관행은 이제 TV 중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심 논란이 증가하는 세태가 되면서 ‘시대에 맞는 야구를 할 필요’가 있게 된 것입니다.
미국처럼 우리도 비디오 판독을 실시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후반기 시작(7월 22일)에 맞추어 실시키로 했습니다. 메이저리그처럼 하기는 비용 등에 문제가 있어 어려우나 대부분의 프로야구 경기가 케이블 TV에서 중계를 하는 것을 이용해 한국형 비디오 판독을 실시키로 한 것입니다.
현재 케이블 스포츠채널들은 평균 12대의 카메라가 중계하고 포스트시즌 등 주요 경기에서는 더 많은 카메라가 동원돼 상당히 미세한 부분도 판가름이 가능합니다.
야구 역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비디오 판독 시행은 메이저리그와 비슷하게 만들어지는데 세부 규칙을 오는 18일 감독자 회의에서 결정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심판들은 편해졌고 감독들이 골치 아프게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 번복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지만, 감독·코치들은 비디오 판독 요청에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챌린지'를 메이저리그처럼 최대 2회로 제한하고, 처음 챌린지가 번복되지 않으면 두번째 기회는 자동으로 사라지는 규칙은 감독들에게 부담이 크다는 것입니다.
특히 베이스를 타고 넘어가는 페어-파울 타구를 비디오로 잡아내기란 쉽지 않아 어느 각도에서 찍느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게 현실정입니다. 메이저리그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하는 방식에는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애매한 장면도 나올 수 있는데 챌린지를 요청하는 시기를 결정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류중일 감독의 지적은 맞는 이야기이지만 ‘심판들은 편해졌다’는 말은 과장된 듯합니다. 비디오 판독이 오심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비디오 판독 확대와 더불어 4심합의를 확대해야만 합니다. 메이저리그도 애매한 부분은 4심합의를 살려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4심합의가 예전보다 자주 실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처럼 다양하지 못한 처지에서는 한층 4심합의가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또 간혹 케이블 채널 방송사의 사정으로 중계를 하지 못거나 중단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심판들의 공정한 판단과 책임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방송사들도 정말 골치 아프게 됐습니다. 애매한 판정을 카메라로 제대로 못 잡으면 팬들에게 비난을 많이 먹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OSEN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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