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호 “‘크라임씬’ 시즌2? 물오른 연기 할 것”[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07.11 10: 37

홍진호 이 남자, 누구라도 그를 만나면 ‘썸’을 타지 않을까. 서글서글한 성격과 특유의 친화력, 유머스럽고 솔직한 면이 사람들을 사로잡기에 완벽하다. 여기에 ‘섹시한 뇌’까지 갖춘 홍진호는 지적인 매력까지 발산, 그야말로 대세남이 됐다.
홍진호는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에 이어 JTBC ‘크라임씬’까지 논리적인 생각과 게임능력이 모두 필요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대활약하고 있다. ‘크라임씬’에서는 추리에 연기까지 선보이며 또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홍진호는 평소 머리 쓰는 걸 좋아하는지라 ‘크라임씬’ 출연제안을 환영했다. 그리고 날카로운 추리를 하기 위해 추리와 관련된 미국드라마와 소설까지 섭렵했다.

“제작진에게 출연을 제안받고 빨리 출연하고 싶었어요. ‘‘크라임씬’에서도 칭찬받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일상생활에서 머리를 쓰는 경우가 흔하지 않지만 방송에서는 즐기면서 할 수 있으니까 제의받았을 때 하고 싶었어요. 평소 추리소설이나 미드 같은 걸 잘 보지 않지만 추리를 잘하고 싶어서 다 봤죠. 그런데 막상 촬영에서는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본연의 모습대로 하자고 생각했죠. 정말 재미있게 했어요. ‘크라임씬’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예요.”
‘크라임씬’이 ‘RPG 추리게임’을 표방한 예능인만큼 매회 주어진 살인사건에서 출연자들이 각자 역할을 맡아 범인을 찾는다. 홍진호는 반장부터, 보안업체직원, 무기수, 의사 등 살인사건마다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 연기와 함께 추리를 해나가면서 범인 찾기에 나섰다.
‘크라임씬’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 홍진호는 특유의 딕션과 어색한 연기로 손발이 오그라들게 하기도 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연기가 늘었고 캐릭터에 상당히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마인드 컨트롤을 해서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 막상 하니까 어색하더라고요. 생각보다 연기가 어려웠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가 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반응은 냉정하더라고요.(웃음) ‘네가 뭔데’라고 할 때도 말하면서도 이상하더라고요. 더 시간이 필요할 거 같아요.”
그러나 ‘크라임씬’은 오는 12일 1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 지난주 촬영을 마쳤다. 이에 홍진호는 자신의 연기력을 더는 보여줄 수 없는 상황. 더 이상 홍진호의 연기를 볼 수 없는 사실이 아쉬운 건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홍진도 자신 또한 그렇다.
“더 보여주고 싶은데 이제 끝나서 아쉬움이 있죠. 프로그램 중반부터는 몰입하면서 점점 더 재미있어지고 피크까지 올라갔는데 종영한다고 하니 이상하더라고요. 이제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끝나서 아리송한 기분도 들어요.”
아직 ‘크라임씬’ 시즌2 제작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긴장감과 논리적인 추리의 향연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면서 크게 화제가 됐고 시청자들의 시즌2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홍진호 또한 시즌2 방송을 바라고 있고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있다.
“시즌2에서는 자연스러운 딕션과 물오른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말하는 연습도 하고 있어요. 예전에 했다가 그만뒀다가 최근에 했는데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런데 방송을 하면서 요즘 ‘좀 늘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현무 형과 프로그램을 하면서 부딪히는데 현무 형도 ‘늘었다. 그나마 한 문장을 다 말하네’라면서 칭찬 같지 않은 칭찬을 하는데 조금 늘었다고 생각해요.(웃음)”
홍진호는 지금까지 총 6개의 에피소드를 촬영하면서 진짜 범인 역할을 맡기도 했고 범인이 아닌데도 범인으로 몰리기도 하고 진범을 찾기 위해 특유의 비상한 머리를 굴리며 고군분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홍진호가 꼽는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와 힘들었던 에피소드는 뭘까.
“‘미술실 살인사건’에서 제가 범인 역할을 맡았는데 처음 범인 역할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마인드 컨트롤을 해도 얼굴에 다 티가 나더라고요. 의심도 받았는데 결국에는 안 걸렸죠. 그러고 나서 마지막에 범인 영상이 공개될 때 사람들이 놀라는 모습이 기쁘더라고요. 내가 범인을 맞추는 것과는 다른 재미가 있더라고요.(웃음)
가장 힘들었던 에피소드로는 교도소 살인사건을 꼽았다. 교도소 살인사건의 범인은 박지윤이었지만 출연자들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엉뚱한 홍진호를 지목해 감옥에 30분 동안이나 갇혀 있어야 했다.
“범인으로 몰릴 때가 있는데 ‘교도소 살인사건’이 그랬어요. 제가 죽이지 않았다는 알리바이가 명확한데 결국 제가 범인인 걸로 몰렸어요. 그때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설득도 잘해야 하고 증거도 찾아서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 확실히 알아내야겠더라고요. 그때 정말 멘탈에 금이 가고 짜증도 났어요.”
홍진호는 ‘크라임씬’에서 매회 새로운 살인사건에서 범인을 찾으면서 논리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더욱 주목받았고 ‘섹시한 뇌’, ‘콩므파탈’이라는 타이틀을 확고히 했다.
“그런 타이틀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좋아요. 없던 말이 생긴 건데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죠. 그 타이틀에 부응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실패한 것 같아요.(웃음) 무엇보다 저라는 사람을 대중에게 친숙한 존재로 만든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는 말이 빠르고 딕션이 약한 것을 단점으로 여겼기 때문에 자신이 방송과는 인연이 없을 거로 생각한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것이 그의 매력이 됐다. 홍진호가 프로게이머에서 방송인으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지 이제 반년이 조금 넘었다. 스타크래프트의 레전드였던 만큼 큰 주목을 받으며 시작했지만 아직 예능초보이기 때문에 방송인으로서의 욕심이 있다.
“‘홍진호 말 많이 늘었네’, ‘홍진호 방송인 다 됐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실수할 때마다 트라우마가 아닌 트라우마가 생기는데 다른 사람에게 당연한 부분이 나에게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기본적인 것들이 갖춰졌으면 하는 게 제 욕심이고 소망이에요. 아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뭐든 일단 즐기면서 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물론 잘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게 가장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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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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