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욕심쟁이라서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안컵 모두 우승하고 싶다."
알렉스 윌킨슨(30, 전북 현대)에게 2014 브라질 월드컵은 매우 의미 있는 대회였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호주를 대표해서 월드컵에 출전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호주 축구대표팀에 처음으로 소집된 윌킨슨은 지난 3월 A매치 데뷔전을 가진 '초짜' 국가대표였다. 그러나 데뷔전 이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윌킨슨은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주전 자리를 확실하게 했다.
물론 성적은 좋지 않았다. 스페인과 네덜란드, 칠레와 한 조에 속했던 호주는 3패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브라질을 떠나야 했다. 하지만 실망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호주에서 윌킨슨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호주가 네덜란드와 화끈한 대결을 펼치며 2-3으로 아쉽게 패배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은 것이다. 윌킨슨은 "월드컵에 참가한다는 사실에만 의미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최고의 경험을 하게 됐다. 어려운 경기였지만 많이 배운 대회였다"고 말했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윌킨슨의 호주 대표팀에서의 생활은 끝나지 않았다. A매치 출전 경력은 불과 6경기이지만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1월 열리는 2015 아시안컵이 윌킨슨의 고국 호주에서 열리는 만큼 출전 욕심이 매우 강하다. 윌킨슨은 "앞으로 남은 6개월은 매우 긴 시간이다. 축구에서는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며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속적으로 경기에서 뛰는 선수를 뽑는다는 것이다. 나도 전북에서 계속 뛰어서 호주 대표팀의 일원이 또 다시 되고 싶다"고 전했다.
호주는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했다. 윌킨슨으로서는 한국전을 통해 전북 소속의 선수들과 대결을 할 수도 있다. "매우 재밌을 것 같다"고 밝힌 윌킨슨은 "생각을 해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전북 동료들과 자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표팀 경기서 그들을 만나면 행복하고 즐거울 것이다"며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관계를 잊고 뛸 것이다.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지만, 난 호주 사람이니 호주가 좋은 모습을 보이길 더 빌 것이다"고 말했다.
윌킨슨은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다. 호주 A리그의 센트럴 코스트 매리너스에서 뛰었던 당시 두 차례 준우승을 기록했고, 전북에 와서도 K리그 클래식과 FA컵에서 준우승만 기록했다. 우승을 목전에서 4번이나 놓친 만큼 윌킨슨은 우승에 대한 욕심과 의지가 어느 선수보다 강하다. 그는 "축구 인생이 끝나기 전에 우승을 꼭 한 번은 하고 싶다. 올해 전북은 우승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 같다. 올해 우승을 꼭 하고 싶다"면서 "내년 아시안컵은 호주가 개최국인 만큼 우승을 하고 싶다.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더라도 난 욕심쟁이라서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안컵 모두 우승하고 싶다"고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sportsher@osen.co.kr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