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까지 롯데 자이언츠는 한 가지 고민거리가 있었다.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기용법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 최준석과 박종윤, 히메네스를 모두 기용하기 위해 박종윤을 좌익수로 출전시키기도 했지만 의외로 3명이 동시에 출전했을 때 방망이는 기대만큼 터지지 않았다.
게다가 히메네스의 타격부진도 겹쳤다. 4월 첫 달 타율 4할1푼4리에 홈런 5개로 파괴력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히메네스지만 7월들어 8경기 타율 1할6푼7리(24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에 그쳤다. 히메네스의 1루 출전, 그리고 박종윤의 좌익수 이동은 수비 조직력까지 흔들리는 결과를 낳았다.
히메네스는 10일 대구 삼성전부터 선발에서 제외되고 있다. 전날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롯데는 11일 광주로 건너와 KIA와 맞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도 히메네스의 이름은 선발 라인업에서 볼 수 없었다.

수비를 중시하는 김시진 감독이 박종윤을 외야로 보내면서까지 포지션 파괴를 한 것은 공격력 극대화가 목적이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얻지 못하면서 히메네스는 최근 2경기 연속 결장했다. 특히 11일 경기는 하위타선이 터지면서 원활하게 경기를 끌고갔고 12-5 완승으로 이어졌다.
롯데는 0-1로 뒤진 2회 박종윤의 동점 솔로포로 득점행진을 시작했다. 황재균이 볼넷을 골라 나갔고 용덕한이 1타점 2루타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 이어 신본기의 희생번트-이승화의 희생플라이가 연달아 나와 하위타선에서 작전야구로 귀중한 득점을 얻었다.
4회 역시 마찬가지다. 선두타자 용덕한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신본기의 희생번트, 그리고 정훈의 1타점 2루타가 이어졌다. 롯데는 이후 전준우의 2루타와 상대 실책, 안타 2개를 더 묶어 4회에만 4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7회 쐐기점도 하위타선에서 나왔다. 1사 후 용덕한이 이날 경기 3번째 안타를 치고 나갔고, 신본기가 중견수 쪽 2루타로 2,3루에 주자를 보냈다. 이번에는 이승화가 2타점 좌전안타로 결정타를 날렸다.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대타로 출전한 히메네스는 볼넷을 골라 1루에 걸어나가는 것으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7번타자 용덕한은 5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 8번타자 신본기는 2타수 2안타 1득점, 9번타자 이승화는 3타수 1안타 3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히메네스를 선발에서 빼고도 2연승을 달리고 있는 롯데, 특정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야 진짜 강팀이다. 물론 히메네스가 타격 페이스를 되찾아 라인업에 깊이를 더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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