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의 차이였다.
롯데는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10차전에서 12-5로 완승을 거두었다. 외형상 16안타를 몰아치고 선발 홍성민의 호투가 승리의 요인이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뜯어보면 결국 수비에서 승부의 흐름이 갈렸다.
먼저 2회초 롯데 공격. 0-1로 뒤진 가운데 선두타자 박종윤이 우월동점포를 터트렸다. 흔들린 KIA 선발 데니스 홀튼은 황재균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어 8번타자 용덕한이 3루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렸다. 이범호가 몸을 던져 차단하지 못하면서 손쉽게 실점했다.

롯데의 4회초 공격에서는 두 점을 추가한 뒤 이어진 2사후 2루에서 손아섭의 평범한 타구를 잡은 KIA 유격수 강한울이 포구후 볼을 빼내는 과정에서 펌볼하는 바람에 이닝을 마치지 못했고 결국 2연속 적시타로 추가 2득점, 승기를 잡았다.
앞서 롯데는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호수비가 나왔다. 3-1로 앞선 3회말 수비에서 1사후 강한울의 우전안타에 이어 김주찬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중견수 전준우가 전력질주와 글러브를 뻗어 잡아냈다. 이 타구가 빠졌다면 경기 흐름은 어떻게 전개될 지 몰랐지만 수비력이 뛰어난 전준우의 호수비로 흐름을 끊었다.
KIA는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6회2사1루에서 최준석의 타구를 이범호가 놓치는 등 수비에서 집중력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롯데는 탄탄한 수비로 추격을 차단하고 상대의 수비범실을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응집력을 보였다. 마운드와 공격, 수비에서 KIA의 완패였다.
선동렬 감독이 최근 강견에 수비범위가 넓은 신인 외야수 박준태를 중용하는 이유도 수비력의 중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삼성 등 상위권의 팀일수록 수비력은 튼튼하다. 역전 4강을 노리는 KIA로서는 안정된 수비력이 더 없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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