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프로그램은 성장하고, 시청자와는 추억이 쌓였다.
11일 오후 JTBC 예능프로그램 ‘마녀사냥’ 48회가 방송됐다. 그동안 객원MC로 활동하던 유세윤은 정식 MC로 등극하며 전용 그린라이트를 선물 받았다.
이날 눈길을 끈 이들은 '마녀사냥'을 통해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20대 중반 일반인 커플. 홍대에서 진행된 '이원생중계' 코너에서 적극적으로 출연 의사를 밝힌 그들은 “매주 금요일 휴대전화로 '마녀사냥'을 함께 보다가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직접 스튜디오를 방문한 두 사람은 “밤에는 어떤 스타일이냐?”는 MC들의 짓궂은 질문에 “가위바위보를 한다”는 알쏭달쏭한 답변으로 재치를 발휘했다.

남다른 입담뿐만 아니라 솔직한 사연들도 보는 이의 귀를 기울이게 했다. 유학을 앞두고 장거리 연애를 시작해야 하는 불안함, 데이트를 할 때 수시로 휴대전화 메신저를 확인하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서운함 등 담백하지만 진솔한 이야기들은 4MC는 물론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마녀사냥’을 즐겨보는 평범한 애청자의 ‘진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지난 해 8월 ‘마녀사냥’이 첫 방송될 때만 해도 우려 아닌 우려가 많았다. 콘셉트인 ‘19금 토크’가 선정적인 데에 치중하지 않을까 하는 기우였다. 하지만 ‘마녀사냥’은 성(姓)에 대한 유쾌한 토크를 지향했고 제작진의 차별화 전략은 곧바로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으로 이어졌다.
이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이 시민들과 하는 ‘이원생중계’ 코너. 지난 1,2회 방송을 떠올려 보면 된다. MC와 시민들 사이에선 어색함만 감돌았다. 하지만 이젠 4MC를 열렬히 반기는 것은 물론 자연스럽게 카메라 앞에 나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시청자와 프로그램 사이에서의 따뜻한 유대를 엿볼 수 있는 순간이다.
그 사이 '마녀사냥'도 진화했다. 관련 자료와 수치 등을 동원해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식상해질 수 있는 포맷에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재치와 순발력을 고루 갖춘 유세윤을 정식 MC로 보강하며 안정적인 MC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19금 토크'의 가능성을 보여준 ‘마녀사냥’. 나아가 ‘젊은 세대는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다는 선입견’까지 깼다. ‘마녀사냥’이 지난 1년 동안 이룬 성과다.
애청자들도 말한다.
'별다른 일 없으면 계속 이대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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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캡처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