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모습이 이렇게 귀여울 수 있을까. '연애 말고 결혼'에서 한그루가 보여준 만취연기는 자연스러움을 넘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만취한 후 술주정까지 부리지만 그런 한그루의 모습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다.
한그루는 tvN 금토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에서 솔직담백한 성격의 주장미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주장미는 남자친구 이훈동(허정민 분)에게 차이고 공기태(연우진 분)과 계약 연애를 시작해 아슬아슬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에서는 장미는 전 남자친구 훈동이 자신의 동료 남현희(윤소희 분)와 같이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씁쓸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에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훈동을 만나고 있던 현희의 모습을 지켜본 장미는 결국 그 자리를 도망치듯 빠져 나왔다.

또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짝사랑 하는 한여름(정진운 분) 다른 여자와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마음은 더욱 아파만 갔다. 집에 돌아오자 장미에게 외로움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결국 그는 답답한 마음을 견디지 못하고 소주를 들이부었다. 갈 곳이 없던 장미는 술이 잔뜩 취한 채 라면을 사 들고 무작정 기태의 집으로 향했다.
기태의 집에서 장미는 만취한 채 온갖 추태을 부리며 기태를 괴롭혔다. 라면을 끓여 먹자며 온 집안을 뒤져 냄비를 찾고, 매운탕을 끓여먹자며 기태가 아끼는 수족관의 물고기들을 손으로 건지는 만행을 저질렀다. 결국 기태는 장미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참고 있던 화를 분출했다. 장미의 주정은 여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너무해. 밥도 못 먹고 빈속에 깡소주 부었는데”라며 서럽게 울기 시작한 것.
만취연기는 너무 과하게 표현될 경우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결코 쉬운 연기가 아니다. 하지만 한그루는 상황에 맞는 만취연기로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켰다. 기태에게는 장미가 진상녀에 불과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귀여움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만취연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망가짐일 것이다. 한그루는 자신을 내려놓고 거침없이 망가지며 장미 역에 온전히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술주정의 다양한 모습들을 거침없이 표현해 내며 실감나는 연기를 뽐냈다. 이 같은 한그루의 활약은 ‘연애 말고 결혼’의 몰입도를 높이는 일등 공신이다.
한편 '연애 말고 결혼'은 억지로 결혼을 강요받는 남자 주인공이 집안을 포기시킬 목적으로 절대 집안에서 허락할 것 같지 않은 지방대 출신 명품 판매장 직원을 애인으로 소개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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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말고 결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