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만 A매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남자농구대표팀이 뉴질랜드로 장도에 오른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12일 오후 뉴질랜드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현지에서 한국은 뉴질랜드 대표팀과 세 차례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다. 국제대회출전을 앞둔 농구대표팀이 타국 대표팀과 해외원정 평가전을 치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태극전사들은 어떤 성과를 거두고 돌아올까.
▲ 원정 A매치, 농구월드컵 대비훈련

2년 전만 해도 농구대표팀은 훈련할 장소가 없어 프로구단 연습장을 전전했다. 낙후된 태릉선수촌 체육관은 바닥이 딱딱해 부상우려가 있었다. 또 남녀대표팀이 시간을 나눠 쓰기도 애매했다.
작년에 진천선수촌이 개촌되면서 연습장 문제는 말끔히 해결됐다. 다만 연습상대가 없었다. 명색이 국가대표팀인데 상무, 전자랜드와 훈련을 했다. 그마저도 두 팀의 적극적 협조가 없었다면 존스컵에만 출전하고 아시아선수권에 나갈 뻔했다. 외국 장신센터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려는 목적으로 ‘용병 4명’을 일시적으로 데려오기도 했다.
올해는 사정이 낫다. 유재학호는 진천선수촌에서 일본대표팀과 두 차례, 미국 브리검영 하와이대와 세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그리고 이제 뉴질랜드로 원정을 떠나게 됐다. 이후 7월 말에는 대만대표팀, 뉴질랜드대표팀을 안방으로 불러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뉴질랜드 전지훈련은 일정이 빡빡하다. 일주일 동안 3개 도시를 돌며 뉴질랜드 대표팀과 3연전을 치러야 한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하고 바로 다음날 (다음 도시로) 이동하는 스케줄이다. 좀 피곤할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 오는 8월 30일 스페인 농구월드컵에 출전한다. 한국의 상대는 앙골라, 호주,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멕시코다. 한국은 6일 동안 5경기를 하는 살인적 일정을 치러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한 수 위 상대와 대결하는 뉴질랜드 전지훈련은 농구월드컵에 대한 대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공격과 수비의 완성도 극대화
지난 5월 19일 첫 소집된 남자농구대표팀은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후 수비조직력을 맞추는데 초점을 뒀다.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상대들과 대결하기 위해 비장의 압박수비를 맞췄다. 유재학 감독은 이를 위해 장신선수들까지 적극적으로 외곽수비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일본대표팀, BYU와의 5차례 평가전을 통해 몸싸움에 대한 숙달, 국제룰에 대한 적응도 점검을 마쳤다.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역시 다르지 않다. 지금껏 준비한 수비를 100%로 완성시키는 과정에 있다. 유 감독은 “지금 하는 것을 좀 더 조직적으로 하겠다. 경기하는 체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지난 5경기보다 좀 더 부담 없는 연습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공격전술도 본격적으로 가동할 전망이다. 유 감독은 지난 평가전에서 공격보다 수비에 역점을 뒀다. 일단 수비부터 확실하게 익힌 뒤 공격패턴을 서서히 주입할 생각이다. 뉴질랜드전부터 칼과 창을 다듬을 차례다.
유 감독이 뉴질랜드 전지훈련에 가지 못하는 김태술을 다시 진천으로 불러들인 것도 같은 이유다. 유 감독은 “(김)태술이도 뉴질랜드에 갔다 오면 (공격)패턴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그것을 보라고 불렀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이 뉴질랜드에서 돌아왔을 때 김태술이 공격패턴을 모르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몸은 되지 않더라도 소프트웨어를 익히라는 말이다.

▲ 최종멤버 12인, 윤곽 드러낼까
이번 뉴질랜드 전지훈련에는 총 14명의 선수가 간다. 주장 양동근 등 핵심멤버 몇 명을 제외하면 최종멤버 12명에 들어간다고 장담할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여전히 치열한 팀내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평가전에서 다양한 선수조합을 실험했다. 한국은 12명의 선수를 고르게 쓰는 체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베스트5에는 의미가 없다. 다만 최종 12명이 누가 될 것인지는 큰 관심사다.
이번 뉴질랜드 원정에서 눈에 띄게 활약하는 선수가 있다면 유 감독의 눈도장을 얻게 된다. 반대로 부진한 선수는 언제든 탈락할 수 있다. 부상만 회복된다면 김태술은 최종멤버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 양동근을 도와줄 정통 포인트가드는 김태술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유재학 감독은 아직 하승진의 몸 상태를 직접 체크하지 못했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하승진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 이승준은 전력 외로 분류되고 있다. 그렇다면 총 16명의 선수 중 4명이 탈락하게 된다.
가드: 양동근, 김선형, 박찬희, 조성민
포워드: 양희종, 최준용, 최진수, 문태종, 이승현, 오세근
센터: 김주성, 김종규, 이종현, 장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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