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규민의 다짐,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7.12 07: 29

LG 선발투수 우규민(29)이 전반기를 뒤로하고 후반기를 응시했다.
우규민은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을 마지막으로 전반기 선발 등판을 마무리했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7이닝을 소화하며 무사사구 2실점으로 자기 몫을 다했다. 이로써 우규민은 전반기동안 17경기 88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 4패 평균자책점 4.69를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 10승과 평균자책점 3점대를 동시에 이룩한 것보다는 못한 성적이다.
우규민 스스로도 아쉬움을 보였다. 우규민은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50점을 주고 싶다. 사실 오래 만에 스프링캠프도 처음부터 소화했고, 그만큼 시즌 준비도 잘 됐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팀이 하위권에 있고, 나도 만족할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래서 점수로 내 자신을 평가한다면 50점이라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실제로 우규민은 LG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시즌 개막에 컨디션을 맞춘 투수였다. 시범경기부터 호투를 펼쳤고, 개막 첫 선발 등판부터 퀄리티스타트에 가까운 투구내용을 보였다. 4월 2일 잠실 SK전에서 5회초 타구에 맞지 않았다면, 선발승과 퀄리티스타트를 동시에 달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규민은 이후에도 이상하게 경기가 꼬이며 기복에 시달렸다. 올 시즌 첫 승을 올리기까지 한 달이 걸렸고, 짝수달과 홀수달의 성적이 극명하게 갈렸다. 9일 잠실 두산전서도 7회 오른쪽 엄지손톱이 들리면서 8회부터는 커브를 던질 수 없게 됐다. LG 역시 마운드가 예상과는 다르게 흔들리며 4월 중순부터 거의 두 달을 최하위에 자리했다.
그래도 진짜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 우규민은 지독한 아홉수 끝에 10승을 올린 후 “10승이 내 남은 야구 인생에선 1승과 같다”고 했고, 실제로 겨울 내내 연습에 매진했다. 이런저런 약속자리가 많을 수밖에 없는 연말연시에 사이판에서 몸을 만들고, 투구 패턴의 변화를 꾀했다. 우규민은 올 시즌 좌타자를 상대할 때면 스리쿼터로 팔각도를 높이고 있다. 상대 타자와 타이밍 싸움도 보다 능수능란해졌다. 우규민과 맞붙는 타자들은 변화무쌍한 우규민의 투구 타이밍에 혀를 내두르곤 한다.
이를 두고 우규민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냈지만 거기에 안주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투수라면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 타자들은 쉽게 투수를 파악할 수 있다. 타자들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변해야만 산다”며 때때로 팔각도를 올리고 투구 타이밍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이유를 전했다. 이어 우규민은 “내년 신무기도 머릿속에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실전용으로 만들기 위해 연습할 것이다”고 했다.
물론 기본기도 놓치지 않는다. 우규민은 자신의 투구 타이밍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하체 밸런스다. 투구는 하체로 하는 것이다. 나 역시 잘 던질 때는 하체가 안정됐다. 반대로 안 될 때는 하체가 무너졌다. 하체가 잡히면 손의 감각도 자연스레 따라왔다”며 “올 시즌 매 달 기복을 보이고 있는데 특별히 신경 쓰지는 않으려 한다. 일단 7월은 좋다. 이제 8월이 오는데 괜히 짝수 달 징크스가 생기지 않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우규민은 LG가 점점 투타밸런스를 찾고 있다며 후반기 대약진을 다짐했다. 우규민은 “새 외국인타자인 스나이더가 처음부터 몸을 날리며 타구를 잡아줬다. 외국인타자 역시 몸이 재산인데 정말 고맙더라”며 “시즌 초반에는 팀 전체적으로 이래저래 잘 안 됐다. 투수가 잘 던지면 타선이 침묵했고, 타선이 점수를 뽑아주면 투수가 대량실점했다. 차차 밸런스가 맞아가고 있으니까 후반기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을까 싶다. 이제 더 더워지니까 더 집중해서 빠른 템포로 타자를 잡으려 한다. 작년 같은 드라마를 다시 써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우규민은 올스타 브레이크 중에도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3군 등판에 나설 계획이다. 우규민은 “앞으로 10일 정도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는데, 이 기간에도 똑같이 준비를 하려고 한다. 감을 유지하기 위해 팀에 3군 등판을 요청했다. 3, 4이닝 정도 던지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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