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의 전설이자 바이에른 뮌헨(이하 바이에른)의 명예회장인 프란츠 베켄바워(69)가 토니 크로스(24)의 이적에 대해 매우 큰 손실이라며 아쉬워했다.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하나로 손꼽히는 크로스는 월드컵 이후 스페인의 명문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이 확실시되고 있다. 바이에른과 1년의 계약 기간을 남겨두고 있는 크로스는 바이에른의 마지막 제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간 1200만 유로 가량의 연봉을 제시한 레알 마드리드와 5년 혹은 6년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대표팀에서도 핵심이지만 크로스는 바이에른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천리안같은 시야와 안정적인 패싱 능력, 빼어난 공수 조율능력과 양발 중거리 슈팅에 능한 크로스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구상하는 허리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장기적으로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완벽히 대체할 팀 미래의 중심이기도 했다. 그러나 크로스는 해외 무대 진출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고 바이에른은 이제 크로스의 대체자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이에 대해 베켄바워는 독일축구협회(DFB)와의 인터뷰에서 “바이에른의 명예회장으로서 크로스의 이적이 섭섭하다. 만약 그가 팀을 떠난다면 바이에른은 완벽한 세계적 선수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베켄바워는 현재 바이에른의 실무진에서 손을 뗀 상황이지만 여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거물급 바이에른 관계자 중 하나다.
다만 크로스의 미래를 위해서는 레알 마드리드행이 긍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켄바워는 “바이에른을 떠나는 것은 섭섭한 일이지만 크로스의 개인 경력도 생각해야 한다. 해외에서의 경험을 쌓는 일이 될 것이며 그 클럽이 레알 마드리드라는 것은 값으로 헤아릴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그렇듯이 독일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동경의 클럽이다.
전통적으로 독일의 선수들은 어린 시절을 독일에서 보낸 뒤 전성기에 이르면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로타 마테우스, 위르겐 클린스만, 그리고 미하엘 발락이 전형적인 사례다. 그리고 경력은 독일로 돌아와 끝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최근에는 선배들보다는 좀 더 어린 나이에 해외 무대 도전을 선언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크로스의 레알 마드리드 도전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으며 그만큼 독일 젊은 선수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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