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선방률 86%’ 노이어, 최고 골키퍼 공인받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12 17: 29

이미 승부가 결정된 시점에서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은 최고 골키퍼의 자격을 증명하는 대목이었다. 마누엘 노이어(28, 독일)가 두 대회 연속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골든글러브’ 수상에도 다가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12일(이하 한국시간) ‘2014 아디다스 골든글러브’ 후보를 발표했다. 최고 골키퍼를 선정하는 이 부문에서 노이어는 케일러 나바스(코스타리카), 세르히오 로메오(아르헨티나)와 함께 당당히 후보에 올라 FIFA 기술그룹위원들과 미디어 투표 결과를 기다린다. 투표 결과는 14일 결승전 직후 발표된다.
당초 골든글러브는 나바스의 무혈입성이 예상됐다. 워낙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세 후보 외에도 기예르모 오초아(멕시코), 팀 하워드(미국) 등 골키퍼들의 향연이 펼쳐진 이번 월드컵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선방쇼에 대한 찬사는 그리스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승리를 업고 강해졌다. 하지만 노이어가 호시탐탐 역전을 노리고 있다. 사실상 유일한 경쟁자다.

독일은 상대적으로 수비가 더 좋아 노이어에게 결정적인 위협이 덜 오는 편이다. 그러나 노이어는 팬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여러 플레이를 선보이며 적잖은 표심을 붙잡고 있다. 알제리와의 16강전에서는 골문을 박차고 나오는 스위퍼 플레이로 “골키퍼 포지션의 개념을 다시 썼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프랑스와의 8강전,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도 도합 1실점으로 버티며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단순히 방어력만 계산해도 노이어는 이미 월드컵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집계에 따르면 노이어는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첫 월드컵 무대를 밟은 이래 86%의 선방률을 기록 중이다. 100개의 유효 슈팅이 날아왔다면 86개를 막아냈다는 뜻인데 이는 두 대회를 통틀어 낸 통계에서 단연 최고 수치다. 물론 두 대회를 연달아 뛴 골키퍼조차 그리 많지 않다. 이제 전성기를 열어젖힐 노이어의 가치가 빛나는 이유다.
특유의 강한 승부욕은 그 원천이다. 샬케 시절부터 남다른 승부욕으로 때로는 호평을, 때로는 악평을 받기도 했던 노이어지만 승부욕 없는 노이어는 시체일 뿐이다. 집중력을 예민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노이어는 브라질과의 경기가 끝난 뒤 “우리는 브라질을 존중했고 최선을 다해 전반과 똑같은 경기를 하려고 애썼다”라면서도 “7-0이었지만 1골을 실점한 것은 골키퍼로서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골키퍼에게 뒤는 없다. 오직 선을 넘지 않게 할 뿐이다”라며 역시 남다른 승부욕을 보였던 올리버 칸 이후 최고의 승부욕을 가진 열혈 골키퍼다운 발언이다. 역시 승부욕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칸은 2002년 대회 당시 영웅적인 활약으로 야신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독일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과연 노이어는 칸과는 다르게 우승과 골든글러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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