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주니어핸드볼대표팀이 23년만에 세계 무대 최정상을 넘보고 있다. 상대는 또 한 번 러시아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코프리브니차 프란 갈로비치 경기장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여자주니어(20세 이하)선수권 4강전에서 독일을 28-24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91년 프랑스 대회 이후 처음으로 세계 무대에서 결승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을 15-11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효진(경남개발공사)이 양팀 최다인 11골을 넣었고 김진실, 유소정이 6골씩을 기록하며 뒤를 받쳤다. 여기에 골키퍼 우하림(부산시설관리공단)이 독일의 공격을 수차례 막아내며 승리 기반을 다졌다.

조별 예선에서 개최국 크로아티아를 밀어내고 1위(4승 1패, 승점 8)로 통과한 한국은 16강에서 세르비아, 8강에서 루마니아, 4강에서 독일을 연파했다. 한국은 조 1위로 16강에 오른 뒤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를 잇따라 누른 러시아와 오는 13일 피할 수 없는 정면대결을 펼친다.
무엇보다 상대 러시아는 흥미로운 대상이다. 여자 주니어 핸드볼 무대에서 러시아는 번번이 한국의 숙적을 자처했다. 한국의 세계 정상 등극을 빠짐없이 저지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 이번 대회를 제외하고 역대 이 대회에서 3차례 결승전에 진출했다. 그러나 3번 모두 당시 옛 소련에 패배를 맛보며 2인자에 만족해야 했다. 1985년 한국 대회에서는 24-27, 1989년 나이지리아 대회에서는 23-26으로 졌다. 1991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25-26으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이제 한국은 또 한 번 러시아를 상대한다. 23년만에 세계 평정 기회를 잡은 만큼 선배들이 겪은 3번의 아픔을 깨끗하게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또 더 이상 특정팀을 상대로 패하는 대물림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여주고 있다. 여자주니어핸드볼 대표팀이 러시아를 상대로 3전4기만에 세계 최정상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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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핸드볼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