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레이싱 완주에는 실패했다. 전원 완주 실패라는 아쉬운 성적에도 이들이 서킷에서 펼친 도전은 아름다웠다. 차량 이상의 핑계를 대면서 웃기라도 바랐지만 유재석은 모든 잘못은 자신에게 있다며 감동의 책임감을 보여줬다. 5개월간 레이싱에 몰두한 이들의 도전에 안방극장이 울었다.
1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레이싱 대회인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에 출전해 레이싱 대결을 벌이는 멤버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앞서 ‘무한도전’은 자체선발전을 통해 유재석, 정준하, 노홍철, 하하가 KSF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들은 지난 5개월간 뜨겁게 달궈진 서킷을 돌며 랩 타임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을 거듭했다.

특히 유재석은 연습 주행 기록이 챌린지급 최상위권에 속하며 좋은 성적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허나 대회 이틀 전에 반파 사고가 나면서 차량을 급하게 수리하는 변수가 생겼다. 수리는 했지만 차량에는 문제가 있었다. 가속이 되지 않아 마지막 연습 주행에서 서다 가다를 반복했다. 멤버들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꼈다. 유재석은 결국 연습 주행을 중단했다.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가 없는 유재석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예선전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유재석은 경기 중 차량 점검을 받는 일이 반복됐다. 답답한 유재석과 이를 보며 안타까워하는 멤버들의 표정이 교차됐다. 유재석은 답답하고 한숨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정비사들에게 “죄송하다. 내가 사고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 내 잘못이다. 내가 차를 고장 내서 그렇다”고 미안해 했다.
유재석은 한바퀴라도 돌아서 예선 기록을 내야 한다는 감독의 말에 “다른 선수들 방해할까봐 못 하겠다”고 자신이 운전을 지속해서 다른 선수들에게 민폐가 될까봐 우려했다. 한번만이라도 달리고 싶어하는 유재석의 안쓰러운 표정은 멤버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동시에 최악의 위기에도 모든 책임을 지려는 특급 리더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감동하게 했다. 자신을 위로하는 모든 이들에게 “괜찮다”는 말을 반복하며 미소를 지었다. 아쉬움은 감춰지지 않았지만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걱정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그가 5개월간 무던히도 노력했던 모습과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다른 이들을 챙기는 배려 가득한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안방극장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동시에 ‘무한도전’의 동지 의식도 빛났다. 고개를 떨구는 유재석의 모습에 경쟁을 했던 정준하는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미안해 했고, 정형돈과 노홍철은 안타까움에 말도 걸지 못했다.
유재석 뿐만 아니라 정준하, 하하, 노홍철의 도전 정신은 감동적이었다. 유재석의 차량 사고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게 된 정준하와 형들을 위해 더욱 가열차게 달리는 하하와 노홍철의 진지한 자세는 이들이 레이싱 도전에 임하는 불타는 각오를 여실히 느끼게 했다. 노홍철이 예선 탈락 후 아쉬움에 “죄송하다”를 연발하며 또 한번 시청자들을 울렸다.
이날 ‘무한도전’은 5개월간 쏟아낸 열정과 노력을 한순간에 표출했다. 40대를 바라보거나 훌쩍 넘긴 이들이 레이싱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하고,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은 안방극장에 긍정과 희망을 전파했다. 그야말로 도전 정신은 아름다웠다. 완주 실패의 아쉬움 속에 서로를 챙기고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멤버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함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달리고 싶다며 완주를 목표로 하는 유재석의 말과 모든 경기가 끝난 후 다시 한번 우애를 다지는 이들의 모습이 감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날 '무한도전'은 마지막 결승전의 이야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멤버들이 눈물을 쏟는 모습이 예고로만 공개되며 다음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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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