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삼성만 만나면 고개를 떨궜다. 올 시즌 10차례 맞대결에서도 2승 8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5월 6일 문학 경기 이후 삼성전 8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SK는 12일 대구 삼성전서 13-10으로 승리하며 지긋지긋한 악몽에서 벗어났다.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게 된 트래비스 밴와트는 데뷔 첫 등판에서 6이닝 5실점(4자책)으로 흔들렸으나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삼성전 설욕을 위한 SK 선수들의 투지는 강했다. 2회 김강민과 박정권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마련했다. 김성현의 3루수 병살타로 상승세가 꺾이는 듯 했지만 정상호의 중전 안타와 나주환의 115m 짜리 우월 투런 아치로 3점을 먼저 얻었다. 3회 조동화의 중전 안타, 최정과 이재원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김강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박정권이 우전 안타를 때려 조동화와 최정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5-0.
삼성 또한 좌시하지 않았다. 3회 2사 후 최형우의 중전 안타와 박석민의 우월 투런포에 힘입어 3-5로 추격했다. SK는 4회 최정의 좌중간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자 삼성은 4회말 공격 때 김상수의 시즌 4호 투런 아치를 앞세워 5-6까지 턱밑 추격했다. 하지만 SK는 6회 최정의 좌전 안타와 7회 정상호의 좌월 1점 홈런으로 1점씩 추가했다. 삼성이 7회 1사 후 최형우의 시즌 22호째 솔로 홈런을 앞세워 추격의 불씨를 되살렸다.

승리의 여신은 SK의 손을 들어줬다. 8회 2사 후 최정의 몸에 맞는 공과 이재원의 좌전 안타에 이어 김강민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 주자 모두 홈으로 불러 들였다. 그리고 9회 최정이 쐐기 스리런을 터트렸다. 시즌 5호째 홈런. 최정은 9회 쐐기 3점포를 포함해 4타수 4안타 5타점 3득점으로 팀내 타자 가운데 최고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조동화, 김강민, 박정권, 정상호는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삼성은 9회 2사 후 박석민과 정형식의 투런포로 10-13까지 따라 붙었지만 승부는 이미 기운 뒤 였다. 반면 삼성 선발 배영수는 3이닝 9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 4패째. 5번 박석민은 개인 통산 500타점을 달성하는 등 3안타 4타점으로 분전했으나 팀이 패하는 바람에 빛을 잃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