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30번 잔혹사, 볼스테드도 예외 없었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7.13 06: 06

2005년부터 두산 베어스에서 뛴 외국인 투수 맷 랜들은 2008년까지 4년간 두산에서 뛰며 49승을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3.41로 준수했다. 49승은 역대 두산 외국인 선수의 통산 최다승 기록이다. 그 뒤로는 더스틴 니퍼트(46승), 다니엘 리오스(43승)가 있다.
랜들의 유니폼에 새겨진 숫자는 30이었다. 랜들은 2009 시즌을 앞두고 허리 부상으로 팀을 떠났지만, 30번 외국인 투수에 대한 두산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랜들 이후에 30번을 받은 두산의 외국인 투수들 중에는 랜들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투수가 없었다. 오히려 평균 이하였다.
시작은 ‘육성형 외국인 투수’라는 조롱까지 들었던 좌완 후안 세데뇨였다. 세데뇨는 2009년 두산에서 4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5.70으로 부진했다. 2010년에는 LG 출신으로 메이저리그를 거쳐 돌아온 레스 왈론드에게 30번을 줬지만, 왈론드 역시 7승 9패, 평균자책점 4.95에 그쳤다.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만으로 재계약을 맺을 수는 없었다.

2011년에는 2명이 30번의 주인이 됐으나, 랜들의 활약상을 재현하지는 못했다. 라몬 라미레즈는 정규리그 경기에 등판하지도 못하고 그해 리그에서 가장 빨리 퇴출된 외국인 선수가 됐다. 페르난도 니에베도 3승 6패 6홀드, 평균자책점 6.09로 특별하지 못했다. 지난해 개릿 올슨과 데릭 핸킨스도 정규시즌 중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예외는 단 하나, 2012년 마무리 역할을 했던 스캇 프록터였다. 지금까지 두산의 30번 중 빅리그 시절의 명성이 가장 높았던 프록터는 2012 시즌에 4승 4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79를 기록했다. 프록터는 35세이브로 프로야구 외국인 투수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도 갈아치웠다.
그러나 프록터 역시 접전 상황에서 불안을 떨치지 못해 재계약에 실패했고, 올슨과 핸킨스를 거쳐 올해 30번은 크리스 볼스테드에게 돌아갔다. 볼스테드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5승 51패, 평균자책점 4.94를 찍었다. 지금까지 두산 소속 외국인 선수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선수가 바로 볼스테드였다.
그러나 볼스테드는 5승 7패, 평균자책점 6.21이라는 초라한 기록만 남기고 두산 유니폼을 벗었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와 성품은 합격점을 받았으나, 변화구 구사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점이 실패 원인이었다. 투심 패스트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단조로운 볼 배합이 타자들에게 간파당하며 볼스테드는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물러났다.
결과적으로 볼스테드도 두산이 바라는 30번의 모습은 아니었다. 새로 들어올 외국인 선수가 어떤 번호를 달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30번을 받고 전임자들과는 다른 날카로운 피칭으로 두산 30번의 역사에 명예롭게 이름을 남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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