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을 것 없다던 네덜란드, 브라질에 또 한 번 악몽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7.13 07: 15

얻을 것이 없다던 네덜란드는 가혹했다. 브라질에 또 한 번 잊을 수 없는 악몽을 안겼다.
네덜란드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데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3-4위전서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하며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미네이랑의 비극이 재현됐다. 브라질은 지난 9일 독일과 4강전서 씻을 수 없는 치욕스런 대패를 당했다. 전반에만 무려 5골을 내주며 1-7로 대패를 면치 못했다.

브라질에 네덜란드전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자국민들에게 작은 희망을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기대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물거품이 됐다. 로빈 반 페르시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16분 달레이 블린트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자멸했다.
아무 것도 보여준 것이 없었다. 브라질다운 개인기는 물론 와해된 조직력도 여전히 가다듬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전술적인 대응도 부족했다. 독일전과 다르게 선발 기용했던 선수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안된 브라질이었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반면 네덜란드는 얄미울 정도로 경기를 잘했다. 루이스 반 할 네덜란드 감독은 경기 전 "3-4위전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잘 해놓고, 3-4위전까지 치르면 2연패를 당한 채로 월드컵을 마감하게 될 수도 있다"며 일리 있는 불만을 털어놨다.
결과적으로 반 할 감독의 엄살이었다. 이날 그의 전술과 전략은 완벽했다. 선수들도 수장의 기대에 200% 보답했다. 이날도 역시 스리백을 들고 나온 네덜란드는 아르연 로벤을 중심으로 헐거워진 브라질 뒷마당을 적절히 공략했다.
반 할 감독의 선수 교체도 완벽히 성공했다. 후반 25분 부상 당한 블린트 대신 들어간 다릴 얀마트는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종료 직전 죠르지뇨 바이날둠의 쐐기골을 도우며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반 할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엔 명장의 품격을 선보였다. 23인 최종명단에서 유일하게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No.3 골키퍼 미셸 봄을 투입하며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의 기회를 부여했다.
브라질은 모든 것을 잃고, 반 할의 네덜란드는 모든 것을 얻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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