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는 어떻게 다시 가요계를 정복했나[콘서트 종합]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07.13 07: 22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2014년 7월12일 서울 잠실벌의 밤은 god로 통했다. 12년 만에 다시 뭉친 그들의 열창에 팬들은 열광했고 콘서트 무대는 춤을 췄다. 전통 있는 실력파 남성그룹의 힘이 과연 어떤 것인 지를 여실히 드러낸 공연, 그게 바로 god 완전체 컴백 콘서트였다.
올 상반기 가요계 음원차트 석권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god 돌풍은 콘서트 개최 소식이 알려지면서 특급 태풍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너도나도 티켓 구하기 전쟁에 뛰어들었고 주최 측은 순식간에 매진된 좌석표를 앞에 놓고 흐뭇한 미소와 함께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세 아이돌들도 콘서트 만석을 채우느라 고민하는 요즘, 이제 중년을 바라보는 과거 아이돌 그룹의 컴백이 어떻게 가요계를 재정복할 수 있었을까.
한 마디로 결론은 정통 뮤지션의 실력을 갖춘 아이돌에 대한 팬들의 향수와 지금 문화계 전반의 복고 분위기가 딱 맞아떨어진 때문이다. 특히 과거 멤버 이탈로 균열이 생겼던 god가 완전체로 복귀했다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 팬들은 환호했다. 신화를 빼면, 이렇게 오랜 세월 한 팀으로서 함께 공연하는 원조 아이돌 그룹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콘서트에서 god 5인은 자신들의 오랜 관록과 음악에의 뜨거운 열정을 가득 담은 공연으로 감동을 더했다.  '길', '프라이데이 나잇', '관찰', '애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모르죠', '왜', '다시', '어머님께', '거짓말', '니가 필요해', '니가 있어야 할 곳', '촛불 하나', '하늘색 풍선', '보통날' 등 계속되는 옛날 히트곡 열창에 객석은 벌써 어깨동무 모드.
여기에 '미운오리새끼', '우리가 사는 이야기', '새러데이 나잇', '하늘색 약속' 등 정규 8집 '챕터8' 수록곡이 더해져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펼쳐졌다.
특히 오랜만에 god 멤버와 가수로 돌아온 윤계상은  "12년 만에 1만 4000여 명의 팬들과 함께하고 있다. 너무 벅차올라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소감을 밝혔으며, 박준형은 "미국에 있으면서 허리를 다쳐서 우울증 환자가 됐었다. 예전 동영상과 SNS를 보면서 기운을 많이 냈다. 정말 감사하다. 뒤에서 울었다. 그러다가 음악이 켜지니까 옛날 자세로 가더라"고 영상 편지를 띄워 콘서트장을 감동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한동안 그와 소원했을 김태우 박준형 데니안 손호영 등 멤버들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윤계상을 안았다. 이 순간, god도 울고 팬들도 모두 함께 울었다.  "여기까지 오기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우리 다섯 명 밖에 모른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줬던 윤계상 형에게 감사하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는 김태우의 말처럼, 다시 돌아온 완전체 god 앞에서 모두의 마음은 반가움 한 가지였을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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