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반 할 감독이 얻을 것이 없다는 3-4위 결정전서 어떤 수확보다 좋은 '신뢰'를 얻었다.
네덜란드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반 할 감독이 지휘하는 네덜란드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데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라질과 2014 브라질 월드컵 3-4위 결정전서 3-0 완승을 차지하며 3위로 대회를 마치게 됐다.
3-4위 결정전은 흔히 '얻을 것이 없는 경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3위와 4위의 상금 차이가 200만 달러(약 20억 원)이지만, 이미 결승전 진출에 실패한 상황에서 두 팀이 순위를 가르는 것 말고는 특별하게 얻을 것이 없다는 뜻이었다. 3위와 4위에 대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로서는 동기부여도 잘 되지 않는 경기였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달랐다. 정확히 말하면 반 할 감독은 달랐다. 3-4위 결정전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며 '명장'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브라질이 명예 회복을 위해 거세게 공격을 펼쳤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차분한 역습으로 브라질을 흔들었다. 반 할 감독의 지휘 하에 침착하게 대응한 네덜란드는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하며 자존심을 세우게 됐다.
반 할 감독의 지휘를 받은 선수들은 많은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서 23명의 선수를 모두 기용했다. 반 할 감독은 일반적으로 잘 변화를 주지 않는 수비진에도 잦은 변화를 주면서도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상황에 따른 판단과 그에 대한 대응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뜻한다. 코스타리카와 8강전에 골키퍼 팀 크룰을 경기 종료 직전 투입해 승부차기에서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 대표적이다.
반 할 감독의 지도력은 이번 대회서 완벽에 가까웠다. 비록 4강전서 아르헨티나와 승부차기 패배에 고개를 숙였지만, 반 할에 대한 비판보다는 칭찬의 목소리가 더욱 큰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3-4위 결정전을 완벽하게 마무리 함에 따라 네덜란드는 물론 앞으로 지휘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뢰를 얻게 됐다. 감독에게 자신을 믿어주는 팀과 그리고 팬들보다 좋은 수확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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