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의 두뇌게임은 계속된다.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크라임씬'이 지난 12일 '여배우 살인사건'을 끝으로 종영했다. 시즌1을 시작한지 10회 만이다.
'크라임씬'은 종편이라는 한정적인 플랫폼에서 'RPG 추리게임'이라는 신선한 포맷을 내세워 방영했음에도 불구하고 1%대 안팎의 시청률과 함께 웹상과 SNS 등에서 적지 않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자연스레 시즌2 요구의 목소리도 높아졌고, 제작진 역시 이를 검토 중인 상태다.

'크라임씬'이 시작부터 비교대상으로 거론됐던 tvN 예능프로그램 '더 지니어스'는 현재 하반기중 시즌3 컴백을 앞두고 있다.
'더 지니어스'는 익숙지 않았던 형식의 '크라임씬'이 초반부터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데 일정 부분 기인했던 게 사실. 더불어 '더 지니어스'가 배출해 낸 브레인 홍진호가 '크라임씬'에 출연진으로 합류해 프로그램의 주요 멤버로 활약했던 것 역시 이같은 부분에 일조했다.
차이점은 분명했다. '크라임씬'은 매회 다양한 게임을 선보였던 '더 지니어스'와 달리 살인사건 현장에서 서로 범인을 추론하는 특정 형식을 반복했다. 또한 탈락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더 지니어스'와 달리 느슨한 경쟁을 유발해, 경쟁의 과열을 막았다.
다만, '크라임씬'은 시청자의 의견은 십분 취합했다. 방송 초반 2회를 거쳐 범인이 발표되는 시스템이 1회로 압축되어 긴박감을 높였고, 현장검증을 2인으로 가는 시스템을 추가하는 등 시청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실시간 인터랙티브 모바일 투표를 도입해, 시청자가 플레이어와 함께 범인을 맞혀가는 재미를 부여한 점도 시청자의 참여도와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제작진의 고민이 녹아든 부분이다.
이같은 노력들은 앞서 '더 지니어스'가 시즌2 당시 시청자와의 소통을 거부한 채 독자 노선을 밟아 반발을 얻었던 것과는 사뭇 대조됐던 행보인 것은 틀림없다.
뻗어나간 줄기의 모양새는 다르지만, 그저 웃고 보는 게 아닌 브라운관 앞에 앉아 출연자와 함께 머리를 쓰는 예능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는 '크라임씬'과 '더 지니어스'.
시즌1을 끝내고 퇴장하는 '크라임씬'의 빈자리를 시즌3으로 돌아오는 '더 지니어스'가 채우면서, '머리를 쓰는' 시청자들의 갈증과 허전함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또한 '크라임씬'의 존재가 향후 '더 지니어스'의 새로운 시즌의 방향의 변수로 작용,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게 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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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