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 없어도 농구를 하는 선수가 있다?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2014 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8강전이 12일 오후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됐다. 미국, 호주 등 세계적인 강호들이 우승을 향해 순항을 계속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를 66-48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그런데 강팀 스페인보다 패한 이탈리아에 더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주전선수로 뛰는 아메드 라우라히였다. 휠체어농구에서는 숫자에 따라 장애등급을 나눈다. 숫자가 작을수록 몸이 불편하다는 뜻이다. 코트에 뛰는 선수 5명의 합이 14를 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라우라히의 등급은 1.5였다. 그는 하반신이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오른손마저 없었다는 사실이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그는 플레이에 큰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오른팔로 휠체어를 밀면서 왼손으로 드리블을 하는 모습이 신기에 가까웠다. 승부욕도 대단했다. 경기 중 넘어져도 혼자의 힘으로 일어섰다. 그는 5점을 넣고 리바운드도 5개나 잡아냈다. 한 손으로도 슛과 패스를 척척 했다.
경기 후 만난 라우라히는 “원래는 축구선수였는데 기차사고를 당했다”고 사연을 밝혔다. 이어 “1995년부터 친구들의 권유로 휠체어농구를 시작했다. 경쟁하고 땀 흘리는 것이 좋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프로선수로서 성공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이탈리아는 13일 오후 1시 30분 한국과 5,6위 순위결정전을 치른다. 라우라히의 열정과 투혼은 한국선수들과 관중들에게도 큰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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