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다저스 외야가 만든 풍경, 크로포드 중견수로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7.13 10: 18

[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 외야수 칼 크로포드의 변신은 성공할 것인가.
발목부상에서 회복 돼 11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하지만 자리가 없다. 한 때 자신이 터를 잡고 있던 외야 왼쪽은 어느 새 맷 켐프가 자리를 잡았다. 중견수 자리 내놓을 땐 그렇게 싫어하더니 이젠 죽어도 좌익수로 뛰겠다고 고집이다.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중견수로 옮겨가는 수 밖에.

크로포드가 중견수로 실전에 나선 것은 템파베이 레이스 시절인 2008년이 마지막이다. 그것도 단 한 경기에 나섰다. 2003년부터 메이저리그 경력을 통틀어도 54경기에서만 중견수로 뛰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지금 크로포드는 중견수 자리를 생각하고 있다. 출장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돈 매팅리 감독은 13일 크로포드가 중견수로 수비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견수로 좋은 수비(포구)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질문이 이어졌다. 좌익수로도 한 참 부족해 보였던 약한 어깨가 주제였다. 매팅리 감독은 변호에 나섰다. “어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크로포드는 우리 기대를 뛰어 넘는 선수다. 아직도 잘 달릴 수 있다. 타구를 잘 따라가고 빨리 접근할 수 있다. 강한 어깨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크로포드는 타구에 빨리 접근하는 것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정교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요컨대 발이 어깨를 대신할 수 있다는 논리다. (야시엘 푸이그처럼 둘 다 있으면 좋겠지만)
크로포드가 중견수를 생각하게 된 이유는 다음 몇 가지 사실로 짐작이 가능하다. 우선 현재 주전 중견수라고 보고 있는 앙드레 이디어. 자신의 프로경력에서 중견수로 뛴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수비능력에서는 무난하다. 문제는 최근의 타격감이다. 좌투수가 선발로 나오면 1순위로 라인업에 빠지는 것(우투수 상대 타율 .262/좌투수 상대타율.190)도 붙박이 출장을 어렵게 하는 요소지만 최근 타격감이 많이 떨어졌다.  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부터 3경기서 10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끝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2연전 선발에서 제외됐다. 13일 경기에서야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타율/출루율/장타율이 .250/.308/.375으로 홈경기 타석에 등장할 때 마다 큰 응원을 보내는 팬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디어가 선발에서 제외될 때 중견수로 서는 스캇 밴슬라이크 역시 중견수 자리가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좌익수와 1루수를 맡을 수 있는 선수다. (류현진이 등판했던 5월 2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5회 상황을 기억할 수 있다)12일 샌디에이고전에서도 5회 무사 1루에서 체이스 헤들리의 타구가 밴슬라이크의 글러브에서 튕기면서 2루타가 됐다. (깊숙한 타구여서 포구가 쉽지는 않았다)
이디어는 타격에, 밴슬라이크는 수비에 문제점이 있는 셈이다. 물론 간단한(?)해법도 있다. 크로포드를 원래 자리인 좌익수로, 켐프 역시 자신의 있고 싶어 했던 중견수로 보내면 된다. 하지만 이게 쉽지 않은 눈치다.
우선 켐프는 좌익수로 자리를 옮긴 다음 수비에서 실수가 확 줄었다. 중견수로 39경기에서 4개이던 실책이 좌익수로 뛴 41경기에서는 한 개 뿐이다. 타격도 꾸준하다. 좌익수로 나선 이후 152타수 43안타 22타점 18득점 .283/.339/.421을 기록 중이다. 중견수로 출장했던 기간에는(대타 포함) 149타수 39안타 13타점 20득점이었다. .262/.325/.450로 장타율은 높지만 타율과 출루율에서는 좌익수로 간 뒤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또 하나가 켐프의 고집이다. 좌익수로 갈 때 불만이 많았던 만큼(?) 이디어가 선발에서 제외되던 날 “(밴슬라이크에게 좌익수를 맡기고)중견수로 나가는 게 어떠냐”는 코칭스태프의 질문에 칼 같이 싫다고 답했던 것은 이제 다 아는 이야기다. (이 부분은 언젠가 매팅리 감독의 지도력과 관련해 한 번은 도마에 오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정이 이러니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늘 나오는 말이 외야 정리요 외야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네드 콜레티 단장이 그렇게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도 하다.
일단 매팅리 감독은 “밴슬라이크는 최근 아주 좋은 스윙을 보이고 있다. 칼은 수비에서 좋은 면을 보였다. 하루하루 최상의 멤버가 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말로 ‘결론’을 내렸다.
크로포드는 부상 복귀 후 한 경기에도 선발로 나서지 못했고 12일 샌디에이고전 5회 대타로 출장했다가 이후 맷 켐프 대신 좌익수로 경기를 마칠 때까지 뛰었다. 2타수 무안타 볼넷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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