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 1박2일'이 완벽히 살아났다. 한때 주말예능프로그램 경쟁에서 처참한 성적표로 간판 예능프로그램의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던 '1박2일'의 부활은 시청자는 물론 방송 관계자들에게도 놀라움을 선사중이다.
여행 버라이어티의 원조라고 볼수있는 '1박2일'은 여행이라는 소재를 방송가의 트렌드로 세우면서 후발주자들에게 따라잡히기도 했지만, 현재 원조의 저력을 보이면서 큰 사랑을 받는 중이다. 특히 시청률 40%대를 뚫으며 그 어떤 프로그램과의 비교를 거부했던 시즌1과 현재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즌3은 같은 '1박2일'인듯 다른 '1박2일'의 모습으로 이 프로그램의 골수팬에 깨알 재미를 안긴다.
#유호진의 '1박2일'

유호진 PD는 더위 탈출 여행을 통해 독하고 독한 모습을 보이며 멤버들이 촬영지를 이탈하는 초유의 사태를 이끌어냈다. 특히 연출자의 역할이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중요한 '1박2일'에서 유호진 PD는 여행이 거듭될수록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김주혁 이하 여섯 멤버들에 뚜렷한 리더가 없다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당 맏형 김주혁을 필두로 차태현 김준호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 등 멤버들은 강력한 리더를 내세우지 않고 멤버들끼리의 친목을 다지는데 더욱 큰 의미를 둔다. 이들은 방송분량보다 자신들끼리의 여행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기상 악화로 촬영이 진행되기 힘든 위기 상황에도 힘들지 않아 좋다는 싱글벙글한 웃음을 보여 제작진을 애타게 한다.
또 복불복 게임에서 치열하게 음식을 차지하고 나서도 식사를 하지 못하는 멤버가 안쓰러워 고기 한 점을 기어코 떨어뜨리고야 마는 멤버들의 끈끈한 유대 관계는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것에 무게를 두지 않는 훈훈한 웃음을 선사 중이다. 이에 이들을 휘어잡아 긴장감, 날이 선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은 오롯이 유호진 PD의 몫이 된다. 유호진 PD는 융통성 없다는 쏟아지는 비난에도, 카메라 뒤에서 힘이 축 쳐진 어깨로 멤버들을 걱정하면서도 멤버들 앞에서는 장난기 가득한 여섯 멤버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연기'하면서 '1박2일'의 재미를 담당하고 있다.
#나영석의 '1박2일'
연출자가 카메라 안으로 뛰어 들어와 멤버들과 함께 게임하는 친근한 연출자였던 나영석PD는 강호동이라는 '1박2일' 시즌1의 강력한 리더이자, 아직까지도 '1박2일'의 마스코트인 그에게서 의외의 면모를 꺼내면서, 그의 국민MC 기반을 더욱 단단하게 다진 일등 공신이다.
천하의 강호동이 상식 퀴즈에서 굴욕을 당하고, 꾀 많은 동생들에 당해 무릎꿇으면서도, '1박2일'이라는 국민 예능을 이끌어간 저력이 강호동에게서 나왔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 멤버들과 형, 동생의 유대 관계를 유지하면서 늘 파이팅 넘치는 강호동에게서 의외의 허당 웃음을 이끌어낸 나영석PD의 친숙함은 강력한 멤버들을 아우르는 유연한 카리스마의 표본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시즌3의 메인PD인 유호진 PD에게 '신입 PD'라는 별명을 만들어준 몰래카메라 장면은 현재 유호진 PD가 '1박2일'을 연출하는 것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중. 신입 PD가 메인 연출을 맡을 정도의 시간이 흐를 동안 언제나 일요일 저녁을 책임지는 '1박2일'은 역사와 전통이 알알이 들어찬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완벽하게 부활, 승승장구 중이다. 허허실실 웃던 나영석 PD가 단단하게 다져놓은 '1박2일'의 길은 그 어떤 새로운 멤버들도 편안하게 따라올 수 있는 견고함을 과시하며 그의 저력을 새삼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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