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훈련하고 있다."
'사자왕' 이동국(35)이 K리그 통산 160번째 골(58 도움)을 터트렸다. 4경기 연속(2골 3도움) 공격포인트를 이어가며 쾌조의 상승세도 이어갔다.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은 전북 현대도 4경기 연속(2승 2무) 무패행진을 달리며 2위로 도약, 선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전북은 13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경남과 원정 경기서 전반 중반 이재성과 이동국의 릴레이 골과 후반 중반 레오나르도와 이상협의 연속골에 힘입어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승점 28점을 기록하며 전남 드래곤즈(승점 27점)를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뛰어 올랐다. 선두 포항 스틸러스(승점 30점)와 격차도 2점으로 좁혔다.
승리의 주역은 전북의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이었다. 1-0으로 리드를 이어가던 전반 32분 통쾌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경남의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본인의 K리그 통산 160번째 골이었다. 아울러 지난 5월 10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골 이후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이어갔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쾌조의 상승세였다.
이동국은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서 "우승을 위해서는 하위권을 무조건 잡아야 하고, 첫 골을 만들어야 쉽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면서 "이른 시간 선제골이 나온 덕분에 수월하게 경기를 끌고 갔다"고 대승의 비결을 밝혔다.
이날 터진 K리그 통산 160호 골이 공교롭게도 본인의 주특기인 발리 슈팅인 것에 대해서는 "꼭 그 쪽으로 차겠다고 해서 차는 건 아니다. 골대 안으로 넣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라이트 때문에 공이 안보였는데 떨어지는 시점이 여기라고 대충 짐작해 찼는데 운이 좀 따랐다. 반복 훈련의 결과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 다섯 번째 아이를 가진 이동국은 "항상 책임감을 갖고 운동장에서 뛰려고 한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도 가족들과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으면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이동국은 "득점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 좋은 장면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도 항상 한다. 결과적으로 선제골이 나왔고 나한테도 찬스가 왔다"면서 "전북은 모든 선수들이 득점을 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동국의 이날 활약은 비단 골에 한정되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국한되지 않고 뛰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땐 밑으로 내려와 운영의 묘를 선보이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활약도 대단했다. 한국 나이로 36살이 맞나 싶을 정도로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골을 넣은 뒤 최전방에서부터 경남의 수비를 압박하는 모습은 퍽 인상적이었다. 여러 모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동국은 "누가 내 나이를 얘기해주지 않는 이상 몇 살인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훈련하고 있다"면서 "젊은 선수들과 어울리고, 몸관리 외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훈련과 경기를 하다 보니 잘되는 것 같다. 나이가 많아서 천천히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은퇴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타이트한 시즌을 보내려고 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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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