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예능은 뻔하다. 아이가 울고, 먹고, 걷고, 장난친다. 그걸 곁에서 지켜보는 부모들은 세상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미소 짓는다.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이런 내용들의 반복에도 육아 예능은 매회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이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향한 웃음이자, 실제 우리네 삶과 밀착하게 맞닿아 있는 데 보내는 '공감의 웃음'이다.
지난 13일 'No pain, No gain-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다' 편으로 꾸며진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 35회도 마찬가지였다. 송일국은 세 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를 데리고 외출을 감행, 자전거를 타고 뷔페를 먹었고, 타블로는 딸 하루와 함께 메기 낚시를 떠났다.
이휘재는 아내와 함께 자신의 쌍둥이아들 서준-서언과 슈의 쌍둥이딸 라희-라율 2쌍을 돌보느라 손발이 묶인 채 체력을 모두 소진했다. 산책 하나에도 아이들의 곁에서 진땀을 빼는 그들 부부의 모습은 실제 두 아이 이상을 둔 부모들의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추성훈의 딸 사랑이의 애교는 이날도 빛을 발했다. 아빠 없이도 할아버지-할머니와 외출한 추사랑은 스파게티를 먹고 엄지를 내밀며 '굿'을 외쳐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사전 예고되어 방송 전부터 많은 이의 관심을 집중케 했던 도경완 아나운서-장윤정의 첫 번째 아기 '꼼꼼이'가 세상의 빛을 처음으로 보는 순간도 '슈퍼맨' 제작진의 카메라에 담겼다. 아이와 첫 대면하는 도경완-장윤정의 눈물은 십분 예상됐던 장면이었음에도, 그 감동은 전혀 줄지 않았다. 보는 내내 두 사람이 흘리는 눈물과 감정이 화면 밖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처럼 모든 예능 프로그램들이 신선한 웃음만을 무조건적으로 추구한다는 건 다소 성급한 오판이다. 오히려 뻔함과 예측 가능한 범주내에서만 가능한 푸근한 감성과 웃음을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
이날의 '슈퍼맨'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도경완-장윤정의 출산 장면을 포함해 다섯 아빠(부부)의 아웅다웅 육아기가 일상처럼 다뤄졌다. 뻔해도 좋다. 시청자들은 그것과는 무관하게 그들의 출산과 육아에 흐뭇한 아빠 미소를 띄며 공감표를 던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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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