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환, 왜 하필 필리핀 발 '의혹'의 주인공 됐을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07.14 07: 38

[OSEN=김범석의 사이드미러] 안 좋은 일은 꼭 어깨동무하고 온다는 말이 있다.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났는데 잊을 만하니까 더 큰 악재가 찾아올 때도 이런 말이 종종 인용된다. 요즘 탤런트 강지환을 보면 이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님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소속사 분쟁 때문에 연매협 상벌위에 소환돼 1년 넘게 연기 휴업을 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번엔 필리핀 발 악재에 단단히 휘말렸다. 이맘 때 동남아 발생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는데 때 아닌 필리핀 먹구름이 왜 강지환을 따라다니며 괴롭히는지 안타깝다.
 의혹의 당사자인 필리핀 세부 현지 여성이 자신의 SNS를 통해 해명과 사과 글을 올렸지만, 불행히도 그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댓글이 여론은 아니지만, 절반 이상의 리플이 강지환 측이 주장하는 단순 해프닝이나 장난이 아닌 필리핀 성매매로 이 사건을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침대에서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강지환과 다정하게 얼굴을 맞댄 필리핀 여성의 사진이 워낙 임팩트가 강하다보니 ‘sorry’라는 글이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서둘러 귀국한 뒤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릴 강지환 입장에선 지금 어떤 행동을 취해야 저주의 필리핀 발 태풍을 소멸시킬 수 있을 지 고심 중일 것이다.
남자 연예인이 뜻하지 않게 침대에서 초상권을 도용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화 멤버 전진이 서울의 한 숙박업소에서 한 여성으로부터 잠자는 사진이 촬영돼 협박까지 받는 곤욕을 치렀고, 빅뱅 승리도 일본에서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하지만 두 가수는 별 탈 없이 연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피해자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소속사의 위기관리 능력이 적절히 발휘된 덕분이다.
 강지환 측은 처음 이 문제가 알려지자 문제의 여성을 “가이드의 부인”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게 사실이라 해도 결과적으로 뼈아픈 1차 실수가 됐다. 네티즌들은 당장 그녀가 자신을 ‘미혼, 댄서’라고 소개한 글을 찾아냈고, 여러 남자들과 비슷한 포즈와 각도로 찍은 다른 침실 컬렉션 사진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유부녀라고 하면 당장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사태는 강지환 측의 바람과 달리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불길이 번졌다. 강지환 측은 하루 뒤 “가이드의 부인이라고 소개받았다”며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렇게 주장이 일관되지 않으면 신뢰도는 조금씩 떨어지게 돼있다.
 그렇지 않아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는 대중들인데 이들의 오해를 막으려면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정황 증거나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진실은 느림보’라는 사실을 믿고 지금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절호의 해명 기회를 기다리는 침묵 솔루션도 있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에 ‘같은 공간에 다른 일행이 더 있었고, 현지 여성의 단순한 장난이었다’고 한다면 왜 부랴부랴 귀국했으며, 현지 여성이 왜 이 시점에서 페이스북 계정을 닫아야 했는지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추가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의문은 또 다른 의문을 계속 낳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낙태가 금지돼 싱글맘이 많으며, 사실혼도 흔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가이드의 아내가 아무리 팬심이 앞섰다 해도 어떻게 남자 혼자 자는 침대에 올라가 그런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까. 그걸 제지하는 사람은 왜 없었고,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페이스북 글은 왜 그렇게 방치됐던 걸까. 14장의 사진을 뒤집을 반박 근거를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팩트만 보면 강지환은 이 해프닝의 피해자일 확률이 높다. 모처럼 휴양지에서 스케줄을 마친 뒤 곯아떨어졌을 것이고 그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침실 셀카에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지 여성을 고소해도 모자라는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니 대중들은 ‘예쁜 사랑 하세요’라며 원하는 대로 마음껏 막장드라마를 써나가고 있는 것이다. 강지환 주연의 이 험상궂은 막장드라마의 연장과 조기 종영 여부는 늦은 감이 있지만 강지환의 위기관리 능력과 사태 해결 의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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