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FC가 11경기 연속 무승(7무 4패)의 늪에 허덕이며 위기에 빠졌다. 전북 현대전서 공수 모두 과제를 남기며 대패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작은 희망도 발견한 한 판이었다.
경남은 지난 13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홈경기서 4골을 먼저 내준 뒤 추가시간 이학민이 1골을 만회하는데 그치며 전북에 1-4 대패를 당했다.
10경기 연속 무승고리를 끊어야 했던 경남으로선 짙은 아쉬움이 남는 한 판이었다. 대패를 면치 못했지만 해볼 만한 경기였다. 수많은 찬스를 살리고, 수비 집중력을 조금만 더 높였다면 분명 다른 시나리오가 쓰여질 수도 있었다.

경남은 이날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하고 순수 국내파로만 선발 명단들 꾸렸다. 이차만 감독이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그는 경기 전 "동기유발 차원에서 자극을 주려고 외국인 선수를 뺐다. 이들 없이도 홈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전반 중반까지만 해도 이 감독의 계산은 맞아 들어가는 듯했다.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대등한 싸움을 펼쳤다. 하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독이 되어 돌아왔다. 공격수들이 좋은 포지션에서 슈팅 찬스를 잡고도 미루는 현상이 반복됐다.
기회 뒤 위기가 찾아오는 건 당연했다. 전반 중반 연달아 2골을 내주며 0-2로 뒤진 채 후반을 맞았다. 이러한 흐름은 지속됐다. 경남은 수많은 찬스를 허공으로 날리거나 골문 옆으로 보냈다. 혹은 전반과 마찬가지로 슈팅을 아끼다 찬스를 날렸다. 결국 수비 집중력이 흔들린 경남은 2골을 더 내주며 무너졌다.
이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서 이같은 부분을 지적했다. "전반에 한 골을 허용한 뒤 이재안에게 찾아온 찬스가 아쉬웠다. 바로 때려야 하는 기회였는데 각도가 없는 선수에게 내줘 정말 아쉬웠다"면서 "선수들이 경험이 없다 보니 마음이 급하다"라고 과감한 슈팅과 여유의 미학을 강조했다.
결과는 참담했지만 공격 작업은 나쁘지 않았다. 이재안, 김인한, 송수영 등 젊은 공격수들이 희망을 내비쳤다. 문제는 과감한 슈팅이다. 공격수는 결국 골로 말한다. 이 감독의 조언대로 기회가 찾아왔을 땐 슈팅할 것인지 패스할 것인지 빠르게 판단해 결정지어야 한다. 강등권에 놓인 경남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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