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나왔던 e스포츠 장르서 대표작을 꼽자면 크게 2가지 장르로 구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로 구분 짓던 실시간전략 시뮬레이션(RTS) 장르와 스페셜포스 서든어택 등 총싸움게임(FPS) 장르다.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AOS 장르의 경우 RTS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e스포츠 트렌드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동안 e스포츠와는 다소 동떨어진 장르로 평가받던 MMORPG 장르서 e스포츠 장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바로 그 주인공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다.
블소는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 명작 MMORPG (MMORPG,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제작한 엔씨소프트의 대표작으로 동양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완벽 그 이상의 세계를 MMORPG로 구현했다. 개발 기간 5년 이상, 개발비 500억이 투자되었다. 블소는 ‘나’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확장되는 탄탄한 구성의 스토리, 동양으로 재해석된 독창적 비주얼, 최고의 기술력으로 구현해낸 그래픽과 동양무술을 바탕으로 구현된 짜릿하고 호쾌한 액션을 통해 상상 이상의 MMORPG의 세계관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끌어낸 수작.

블소는 2012년 6월 론칭 직후 최고 동시접속자 24만명을 기록했고, 그 해 11월 ‘2012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대통령상)을 비롯 기술창작상 3개 분야(사운드, 그래픽, 캐릭터)를 수상했다. 현재 중국(2013년)과 일본(2014년)에 출시되었으며, 대만 및 러시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사실 이제까지 국내 e스포츠 대회를 살펴봐도 MMORPG라는 장르의 한계 때문에 블소가 e스포츠에 정착할지 여부가 미지수 였다. 그러나 기대 이상의 대박이었다. 물론 게임에서 큰 가치로 인정받는 아이템으로 인해 인원이 몰린 것도 뺄 수 없지만 2분 내외로 승부가 결착되던 FPS 장르나 20분~40분 내외로 승패가 갈리던 RTS, AOS와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지난 6월 진행된 블소 비무제:임진록은 모두 6500명의 관중이 몰렸다. 홍진호와 임요환이 경기에 나선 마지막날은 무려 4500명이 현장을 찾아왔다. 동시접속자 숫자가 10만명을 넘지만 당초 유저 서비스의 하나로 시작됐던 비무제가 이제는 당당하게 e스포츠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케 하는 순간이었다.
비무제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엔씨소프트는 블소의 글로벌대회를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다. 배재현 엔씨소프트 총괄 부사장은 "블소를 사랑해주는 유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경기를 보고 있자니 개발자의 한 사람으로 굉장히 많은 감동을 받았다.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 관중들의 뜨거운 성원에 가슴이 뭉클한 반면 고치거나 보완해야 될 부분이 많다고 느껴진다"면서 "올해 하반기경 비무제 시스템을 통해 e스포츠 리그를 출범하고 월드챔피언십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블레이드앤소울 전반의 클래스 보완하고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 부사장의 말처럼 엔씨소프트는 중국에서도 한국의 비무제와 같은 대회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 블소는 지난 2013년 11월 중국에서 엔씨소프트의 현지 파트너사인 텐센트가 공개서비스를 시작하여 2014년 5월 현재 215개의 서버를 운영하며 순항하고 있다.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무령천하새(武灵天下赛)'는 베이징, 상하이, 난징 등 주요 30개 도시에서 예선과 결선을 거쳐 우승자를 뽑고 결선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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