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안보겸 인턴기자] 배우 최지우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 단계 넓혔다. 이번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듯한 완벽함으로 무장한 '유혹의 여신'이다.
최지우는 지난 14일 첫 전파를 탄 SBS 새 월화드라마 ‘유혹’에서 냉철하고 완벽주의자인 여성 CEO 유세영으로 분해, 차갑지만 자신의 감정에는 서툰 한 여자의 심리상태를 매끄럽게 표현했다.
유세영(최지우 분)은 첫 등장부터 좌중을 압도했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홍콩행 비행기를 타는 그의 모습은 여성 CEO의 표본을 보여주는 듯했다. 세련된 옷차림과 도도한 표정으로 비행기 일등석에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꽤나 위압적이었다.

그러나 이런 세영에게도 아픈 구석은 있었다. 얼마 전 의사인 친구로부터 조기 폐경 진단과 동시에 자궁 근처에 물혹이 있음을 선고받은 것. 세영은 "앞으로 네 인생에 아이는 없을 것"이라는 친구의 말에 "지금까지도 없었다. 원하지도 않았고"라며 무심한 듯 차갑게 말하는 냉철함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혼자 있을 때마다 자신의 배를 만지며 골똘히 생각에 잠기곤 해 다소 불안한 심리상태를 미묘한 표정 변화로 표현했다.
세영의 심리적 동요는 뒤이은 장면에서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차석훈(권상우 분)의 아내 나홍주(박하선 분)가 10억 원의 빚더미를 감당하지 못하고 홍콩 바다로 뛰어드는 모습을 우연히 본 세영은 그를 구한다. 이 사실을 알고 달려온 석훈이 홍주를 달래며 뜨거운 포옹을 나누자 세영은 이들을 보며 알듯 말듯한 표정으로 복잡한 자신의 감정상태를 표현했다.
다음날 세영은 자신의 호텔방에 두고 간 홍주의 구두를 신으며 무언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석훈의 호텔 방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는 "차석훈 씨, 부인이 구두를 놓고 갔네요. 가져가시죠"라며 그를 불렀다. 도착한 석훈에게 “사흘에 10억, 당신의 그 시간을 내가 사겠다”고 담담하면서도 차갑게 말한 세영의 말과 표정은 압권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최지우는 대외적으로 냉철하고 완벽한 CEO지만, 자신의 감정에는 서툰 세영 역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화려한 브라운관 복귀를 마쳤다. 미묘한 감정의 간극과 복잡한 심리 상태를 걸출하 표정연기와 대사를 통해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 그가 치명적인 '유혹의 여신'으로 완벽 변신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유혹'은 인생의 벼랑 끝에 몰린 한 남자가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제안을 받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이어지는 관계 속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네 남녀의 예측불허 사랑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권상우, 최지우, 이정진, 박하선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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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