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괴담', 피터지는 7月 극장가 진정한 승자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7.15 10: 57

영화 '소녀괴담'(오인천 감독)이 꾸준한 관객몰이로 극장가의 진정한 승자로 올라섰다. 영화의 규모나 화제성에서 봤을 때 이 영화가 성취한 성과는 기대를 웃돈다. 개봉 후 2주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 머물러 있을 뿐 아니라 지난 13일에는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소녀괴담'은 주말이었던 지난 13일 하루 2만 7,22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45만 8,261명을 기록했다. 제작사 측이 계산한 손익분기점은 45만명. 9억원의 순제작비가 들어갔다는 이 영화는 이로써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해 성공한 영화 대열에 들어설 수 있게 됐다.
현재 극장가는 할리우드에서 건너온 SF영화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이 개봉 이래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의외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정우성의 액션 영화 '신의 한 수'가 이 영화와 함께 쌍끌이로 흥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작들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 내려가지 않고 있고 젊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좋은 친구들'도 의외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처럼 고래처럼 큼직큼직한 한-미 영화들의 사이에서 새우처럼 작게만 느껴지는 '소녀괴담'은 놀랍게도 제 존재감을 오롯이 발휘하고 있다. 일단 올해 첫 공포 영화라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영화계에는 '그 해 첫 공포 영화는 흥행에 성공한다'는 속설이 있다. '소녀괴담'이 내세운 공포영화라는 장르는 블록버스터 영화 장르들로 점철된 현 극장가에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만 하다. 게다가 관객들의 입장에선 무더위와 장마가 시작되는 7월에 한번쯤 볼만한 공포영화를 찾지 않을 수 없다.
강하늘-김소은이라는 두 주인공의 대중적인 인기도 한 몫을 했다. 공포영화의 주인공은 대부분 신인 배우나 대중적으로 배우로서 크게 알려지지 않은 기대주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강하늘과 김소은은 각각 브라운관에서 비중있는 배역을 맡아 대중들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던 케이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모두 20대 초·중반의 나이임에도 '소녀괴담' 주인공에 어울리는 풋풋한 외모를 가져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과 호감도를 더 끌어올리기 유리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소녀괴담'의 기분 좋은 성취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더불어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넘길 경우 영화 제작에 함께한 모든 스태프들과 수익의 30%를 나누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실행을 위해 준비중이다. 이는 스태프들의 처우개선이나 수익분배 등 한국 영화시장이 당면한 문제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의미있는 결과물들을 내고 있는 이 영화가 끝까지 좋은 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소녀괴담' 포스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