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좌완투수 류현진(27)은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2년 차 전반기를 보냈다. 전반기 류현진은 10승 5패 평균자책점 3.44, 10승 5패로 마감하게 됐다.
평균자책점은 작년보다 조금 올랐지만 승리 페이스는 오히려 작년보다 낫다. 많은 이들이 2년 차 시즌을 준비하던 류현진에게 '소포모어 징크스가 걱정된다'고 말했지만 그는 끝없는 노력과 변신으로 다저스의 당당한 3선발 자리를 굳게 지켰다.
류현진이 전반기 등판한 경기는 18경기. 이 가운데 10년 뒤에도 계속해서 회자될 위대한 투구를 펼친 경기도 있었고, 당장 잊고만 싶은 부끄러운 경기도 있었다. 2014년 전반기 류현진의 최고와 최악을 꼽아봤다.

▲ 최고의 순간 - 퍼펙트 문턱까지 갔었다
5월 27일 오전 대한민국은 류현진의 공 하나하나에 숨을 죽이고 결과를 지켜봤다.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7회까지 21명의 타자를 모조리 범타 처리하면서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숱한 완봉기록은 있지만 노히트 노런은 물론이며 퍼펙트게임은 없었던 류현진이다. 2년 차 투수 류현진은 퍼펙트까지 아웃카운트 6개만을 남겨놨다. 팀 동료들도 더그아웃에 앉아있는 류현진을 일부러 피해가면서 그가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도움을 줬다.
마침 다저스는 7회 공격에서 상대 선발 자니 쿠에토를 끌어내리면서 긴 공격을 펼쳤다. 류현진도 상대 실책으로 1루를 밟으면서 쐐기점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줬다. 그렇지만 다저스의 7회 공격은 너무 길었고 류현진의 흐름은 무너졌다.
류현진은 결국 8회 첫 타자 토드 프레이저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고 대기록을 날려버렸다. 류현진도 허탈한지 고개를 흔들었다. 한 번 흐름이 끊어진 류현진은 연달아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가고 만다. 뒤이어 등판한 브라이언 윌슨이 류현진의 책임주자 2명을 홈에 불러들이며 자책점은 순식간에 3점이 됐다.
퍼펙트에 도전했던 류현진이지만 남은 결과는 7⅓이닝 3피안타 7탈삼진 3실점, 오히려 평균자책점이 치솟고 말았다. 그래도 7회까지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모조리 돌려세운 그날 경기는 류현진의 야구인생에서도 깊게 각인될 날이었다.

▲ 최악의 경험 - 벌렌더와의 맞대결 완패
타선 불발로 한 번(6월 28일 세인트루이스전, 7이닝 3실점 패), 불펜 방화로 한 번(7월 3일 클리블랜드전, 7이닝 2실점 ND) 10승 기회를 날려버린 류현진에게 7월 9일 디트로이트 원정경기는 최고의 기회였다. 다저스 타자들이 상대 선발 저스틴 벌렌더를 무너뜨리며 1회부터 5점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2회초 무려 8개의 안타와 5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5실점,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게다가 3회에도 2실점, 결국 3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성적은 2⅓이닝 10피안타 7자책점.
한 이닝에 안타 8개를 허용한 것과 5연속 피안타, 그리고 자책점까지 류현진은 모든 최악의 기록을 이날 하루에 썼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무엇보다 류현진을 괴롭게 했던 건 타자들이 1회 5점의 리드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점수를 지켜내지 못한 것, 결국 다저스는 5-14로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래도 류현진은 역시 오뚝이였다. 아픈 경험이 그를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디트로이트전 바로 다음 등판이었던 14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류현진은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적인 피칭을 하고 전반기 10승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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