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대첩에서 못 이룬 서울전 승리. 이번엔 제주 유나이티드가 팬들과의 의리로 승리의 감동을 만끽하겠다는 다짐이다.
그 동안 제주는 서울만 만나면 유독 힘든 경기를 펼쳤다. 2008년 8월 27일 이후 서울전 18경기 연속 무승(6무 12패)에 시달리고 있으며 박경훈 감독 역시 2010년 부임 이후 서울 상대로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이른바 '탐라대첩'이라고 불리는 지난해 5월 26일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도 제주는 경기 막판 김진규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4-4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케팅 효과만큼은 압승이었다.

전투라는 컨셉트 아래 박경훈 감독이 경기 당일 베레모와 검은 선글라스에 군복을 입고 그라운드에 입장했고 제주방어사령부의 협조로 경기장 안팎에서 다양한 군 관련 이벤트가 열려 팬들과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실제 이날 경기장에는 2009년 홈 개막전(3만 2765명) 이후 최다 관중인 1만 8751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고 제주는 지난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팀에게 수여하는 ‘팬 프렌들리 클럽(Fan-friendly Club)’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오는 19일 서울과 홈 경기를 앞둔 제주는 승리와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컨셉은 '의리'다. 최근 수만가지 패러디가 쏟아질 정도로 가장 뜨거운 키워드이자 사회적으로 많이 회자되고 있는 '의리' 열풍에 영감을 얻었다.
제주는 "서울전은 반드시 이기으리"라는 박경훈 감독의 당찬 출사표 아래 그 동안 제주와의 의리를 지켜준 팬들을 위해 풍성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지금까지 제주에 사랑을 보내준 감사 표현으로 2006년부터 2013년 연간회원권 중 하나라도 소지한 팬들을 서울전에 한하여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의리 의상(가죽 의류, 선글라스 등) 착용 관중도 무료로 서울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제주 의리' 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해 의리 컨셉으로 사진 촬영 후 SNS 투표로 시상할 예정이며 '승리의 맥주 빨리 마시으리' 이벤트에서는 리얼 카메라를 활용,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해 관중들의 참여도를 높일 예정이다. '슈팅스타 제주'에서는 최고의 프으리킥을 보여준 팬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전달한다.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날답게 경품도 푸짐하다. 김보성을 모델로 의리 열풍을 가속화시킨 비락식혜 2만개(1인 1개)뿐만 아니라 남자라면 4만개(1인 2개)도 경기장 곳곳에 전달된다. 파파존스에서는 1천인분의 피자도 제공된다.
이날 이벤트의 절정은 박경훈 감독이 장식한다. 박경훈 감독은 경기 시작전 선글라스와 가죽 점퍼를 입고 그라운드로 나서 팬들에게 인사할 계획이다. 이미 박경훈 감독은 의리 의상을 입고 홍보용 사진을 찍으며 SNS상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해 군복을 입고 많은 화제를 뿌려서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구단 프런트의 노력(?)에 감동해 가죽 점퍼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팬들이 즐겁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반드시 서울전은 팬들을 위해 이기으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부터 제주는 생생한 경기 소식을 전하는 여성리포터를 운영하고 경기장 내 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편파방송도 실시해 적극적인 팬 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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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