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절박한 SK는 불펜을 총동원하는 물량공세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그 투수들이 난조를 보이며 결과적으로는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한 한 판이 됐다.
SK는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마운드가 한화 타선을 버텨내지 못하고 3-8로 졌다. 이로써 SK는 최하위 한화의 추격을 허용하며 8위 자리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1패도 문제였지만 이날 경기에서 많은 불펜 요원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타격이 더 큰 패배였다.
이날 SK는 총력전이었다. 경기 전 이만수 SK 감독은 선발 요원인 고효준을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불펜으로 쓸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올스타전 휴식기 때문에 선발 투수들을 등판 간격에 따라 불펜으로 써 총력전을 벌이겠다는 뜻이었다. 여기에 불펜 투수들도 모두 대기 태세였다. 순위를 끌어올려야 하는 SK의 절박한 사정이 반영된 전략이었다.

실제 SK는 선발 박민호가 2이닝 동안 2실점을 하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3회 여건욱을 바로 올리는 강수를 뒀다. 어느 정도의 불펜 소모를 감수하면서도 이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였다. 이후 이재영 전유수가 마운드에 올랐고 팀이 3-5까지 추격하자 필승조인 진해수를 올리는 등 총력전 태세로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성과는 좋지 않았다. 오히려 결과론적으로는 불펜의 체력만 허비한 꼴이 됐다.
3회 마운드에 오른 여건욱은 1⅓이닝 동안 3실점을 했다. 4회 1사 2루에서 이재영을 올려 불을 끄고자 했으나 이재영이 김경언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오히려 분위기가 꺾였다. 이재영이 2⅓이닝을 비교적 잘 막고 내려갔으나 6회 마운드에 오른 전유수가 7회 2사 1,2루에서 조정원에게 3루타를 맞고 2실점했고 더 이상 추가 실점을 하지 않겠다는 강한 뜻이었던 진해수마저 흔들리며 완전히 무너졌다.
물론 16일 경기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라는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불펜 요원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다. 이날 대기했던 고효준은 물론 새 외국인 투수 트레비스 벤와트도 등판할 수 있는 이론적 가능성은 가지고 있다. 이 점이 감안된 총력전이었지만 불펜 요원들이 모두 한 차례씩 실패를 경험함으로써 16일 경기에도 악영향을 남겼다.
반면 한화에는 바뀐 투수 킬러 면모를 선보인 김경언이 있었다. 6월 이후 뛰어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김경언은 3회 여건욱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시즌 2호 홈런을 뽑아냈다. 추가 실점을 하지 않겠다며 투수를 조기에 바꾼 SK를 허탈하게 하는 한 방이었다. 이후 4회에도 적시타를 쳐냈고 7회 2사 1,2루에서는 진해수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는 등 만점 활약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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