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에 새 외인투수 10승은 그림의 떡?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7.16 06: 17

이번 시즌 프로야구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를 단 하나만 꼽자면 단연 ‘타고투저’다. 새로 한국 무대에서 뛰기 시작한 외국인 선수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릭 밴덴헐크(삼성)를 필두로 실력이 검증된 선수들은 올해도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새로 국내 마운드를 밟은 선수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첫 시즌을 맞은 외국인 투수의 10승이 없었던 것은 지난 2008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LG의 크리스 옥스프링이 유일한 외인 10승 투수였지만, 옥스프링은 2007년 대체선수로 한국에 온 케이스였다.
지난해의 경우 14승 6패, 평균자책점 2.98의 빼어난 성적을 올린 SK의 크리스 세든, 11승 7패, 평균자책점 2.48로 리그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NC와 재계약한 찰리 쉬렉이 국내에서 뛴 첫 해에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올해는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브랜든 나이트, 조조 레이예스 같은 경력자를 제외하더라도 벌써 집으로 돌아간 새 외국인 투수가 2명이나 된다. 한화의 케일럽 클레이는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드러냈고, 결국 짐을 쌌다. 메이저리그 35승에 빛나는 크리스 볼스테드 역시 별다른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새 외인 중 10승 희망이 가장 큰 것은 코리 리오단(LG)이다. 리오단 역시 한때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등 퇴출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의 지도 속에 반등에 성공하며 6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꾸준히 호투를 펼쳐주고 있다.
그 다음은 팀 전력이 탄탄한 태드 웨버(NC)다. 웨버는 6승 4패, 평균자책점 4.88로 크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 J.D. 마틴(삼성)은 평균자책점에 있어 5.38로 좋지 않지만, 5승 5패로 승리는 꽤 쌓았다. 5승을 거둔 데니스 홀튼(KIA)은 초반의 활약을 이어가지 못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머지 선수들의 경우 후반기에 대반전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10승이 어렵다. 128경기를 치르는 페넌트레이스에서 각 팀은 최소 76경기씩을 소화한 상태다. 50경기 정도밖에 남지 않은 후반기 들어 전반기보다 많은 승리를 기대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새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기량 미달이 가장 크다. 밴덴헐크급 구위를 가진 투수도 없고, 앤디 밴헤켄(넥센) 같은 정교한 제구를 갖춘 선수도 없다. 명성이 뛰어난 선수는 많았지만, 실속파는 오히려 마이너리그 성적에서도 가장 밀리던 리오단이었다.
이미 기량을 펼친 선수들은 걱정이 없겠지만, 후반기는 각 선수의 재계약을 위한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몇몇 선수들의 경우 8월이 오기 전에 유니폼을 벗어야 할지도 모를 위기 속에서 벼랑 끝 투구를 펼친다. 리오단을 비롯한 외국인 선수들의 공 하나하나에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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