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전개가 이어졌다.
15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유혹'(극본 한지훈 연출 박영수) 2회에서는 세영(최지우)의 '10억 제안'을 수락하는 석훈(권상우)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석훈은 아내 홍주(박하선)의 반대에도 세영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홍주를 홀로 한국으로 보낸 석훈은 세영과 홍콩에서 3일을 함께 보낸다. 우려와 달리 세영이 석훈에게 요구한 것은 비서 대행. 당초 악연으로 시작해 팽팽하게 대립하던 세영과 석훈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친밀해진다. 세영은 ‘자존심만 내세우는 이상주의자’ 석훈에게 매력을 느끼고, 석훈은 ‘철의 여인’ 세영에게 숨겨진 약한 모습들을 발견한다.

잉꼬 부부였던 석훈과 홍주 사이엔 균열이 생긴다. 홍주는 터무니없는 제안에 휘둘린 석훈에게 크게 분노한다. 석훈은 차갑게 변한 홍주에 마음이 아프다. 그런 홍주 곁에 새로운 사람이 나타난다. 바람둥이 강민우(이정진)다. 두 사람은 민우의 아들 로이(조휘준)로 인해 자꾸만 엮이게 된다. 민우는 자신의 친절을 거절하기만 하는 홍주가 어쩐지 신경 쓰인다.
세영과 석훈의 위험한 거래는 자전거 데이트로 마무리된다. 석훈의 옷깃을 조심스럽게 쥐는 세영과 그런 세영의 모습을 아는 듯 모르는 듯 평화롭게 자전거를 이끄는 석훈.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인사 나눈 두 사람이지만, 그들이 3일 동안 쌓아올린 묘한 감정은 가까운 시일 내 두 사람을 조우할 것을 예고했다.
‘유혹’은 한 부부에게 찾아온 각기 다른 멜로란 황당한 설정에서 시작한다. 자칫 불륜으로 기울 수 있는 위험한 설정인데,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 홍주의 상상으로 등장한 세영과 석훈의 키스 신, 야성적으로 맥주를 마시며 고통을 표현하는 석훈의 모습 등은 생뚱맞게 느껴질 정도. “처음부터 겁내고 있었다”라고 세영을 비난하던 석훈이 다음 날 온화한 얼굴로 데이트를 제안하는 전개는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다소 과장된 대사들은 실소를 자아낸다.
하지만 네 남녀의 멜로는 충분히 매혹적이다. 모래성을 무너뜨리는 파도이고 싶다는 세영,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된 석훈과 홍주, 늘 사랑했지만 진정한 사랑을 해본 적 없는 민우 등 네 남녀의 사랑은 예측불허다. 네 남녀가 어떻게 서로에게 유혹되고, 그 끝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손이 가는 불량식품처럼 말이다. 모두가 인정하는 잘 만든 드라마는 아닐지언정, ‘재미있는’ 드라마임은 분명한 셈이다.
'유혹'은 아내를 둔 한 남자가 또 다른 여인과 돈과 권력으로 맺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최지우 권상우 박하선 이정진 등이 출연한다. 매주 월,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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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방송 캡처화면